고금리·고물가에 채무상환 어려움...추심민원 일평균 19건
중소서민권역 중심으로 신속처리 추진
취약계층에 채무자대리인·소송변호사 지원
과도한 추심행위 근절...불법 추심행위엔 무관용 원칙
◆…금융감독원 제공
# 75세 치매환자 A씨는 기초연금으로 요양병원 입원비를 납부해왔다. 그런데 B카드에서 과거 신용카드 대금 미납을 사유로 통장을 압류하면서 기초연금을 통한 병원비 지급이 불가해졌다. 금융감독원은 A씨의 민원을 취약계층에 대한 생계형 민원으로 판단하고 B카드사에 협조를 요청했다. B카드사는 신속히 A씨의 사정을 파악한 후 통장 압류를 해제하고, A씨의 요양인에게 ‘압류금지 통장’ 개설을 안내하는 등 취약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소비자 권익 보호를 실현했다.
1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채권추심 관련 민원 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추심민원은 1만1909건으로 일평균 19.1건에 달했다.
추심민원은 2020년 상반기 이후 지속 하락하다가 올해 상반기(2308건)에 전기대비 11.1% 상승했다. 이는 금리 상승 및 경기 침체에 따라 취약계층의 채무상환이 어려워지면서 선처성 민원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취약계층의 채무변제 시기 조정, 생활비 통장의 가압류 해제 요청 등 선처성 민원은 꾸준히 증가해 약 17%에 이르렀다.
금감원은 “폐업·휴직·입원 등 일시적인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경우, 과도한 채권 추심은 자칫 성실 상환자의 상환 의지를 약화해 장기 연체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며 “과도한 채권 추심이 취약계층의 생계 안정을 위협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민원업무를 처리할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취약계층의 생계형 민원을 일반 민원과 다른 생활밀착형 민원으로 구분해 패스트 트랙으로 신속히 처리할 계획이다. 민원 접수 즉시 패스트 트랙 대상 여부를 파악한 후, 금융회사에 신속히 지원 가능 여부 및 지원 방안 등을 협의해 민원인에게 통지한다.
선처성 민원이 특히 많은 신용카드업,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중소서민권역을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적극적인 자율조정을 통해 취약계층에 대한 따뜻한 금융 실현에 동참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지 않도록 취약계층 증빙을 제출하지 않은 일반 금융소비자의 민원은 절차대로 공정히 처리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제공
채권추심회사 직원이 집주인에게 채무자의 거주 여부를 문의해 이 사실로 집주인이 채무자의 임대차계약 연장을 거부한 사례도 있었다. 채권추심회사 직원이 채무자의 SNS에 친구 추가하거나 여행 사진에 조롱하는 어투의 댓글을 다는 등 채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일부 금융회사는 경제력이 부족한 20·30대 채무자를 대상으로 타인에게 자금을 빌려 카드 미납대금을 상환하고 현금서비스 한도가 복원되면 이를 갚으라는 식으로 금전차용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채권추심업, 신용카드업계에 과도한 추심 자제를 요청했으며 일부 사례는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에 반영할 계획이다. 불법 추심행위에 대해서는 객관적 증빙을 확보해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금감원 소관 부서 및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등 엄정 대처하기로 했다.
아울러 불법사금융·등록 대부업자로부터의 불법추심 피해 및 법정 최고금리 초과 피해 민원에 대해서는 ‘채무자대리인 및 소송변호사 지원 제도’를 즉시 안내할 예정이다.
채무자대리인 및 소송변호사 지원 제도는 채무자가 불법 채권추심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가 채무자를 대신해 채권추심 행위에 대응하고 최고금리 초과 대출, 불법추심 등으로 입은 피해에 대해 반환청구·손해배상·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등을 대리 진행하는 제도다.
금감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1332)나 대한법률구조공단(132), 금감원 홈페이지 ‘불법금융 신고센터’에서도 신청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