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제대로 알려주는 기업 4곳 중 1곳뿐

거래소,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점검
 
주총 22일 전 소집공고...권고기준 4주에 못 미쳐
 
집중투표제 채택 3.7%...이사회 구성에 소액주주 권익 소극적 반영
 
외국인·소액주주 관여 클수록 지배구조 공시투명성↑

거래소 분석 결과 지배구조 핵심지표 중 준수율이 60% 이하인 지표는 주총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배당정책 및 실시계획 연 1회 주주 통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독립적인 내부감사기구의 설치 등 6개다.

배당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공시한 기업(46.5%) 중에서도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는 경우는 26.1%에 불과했다.

주총안건의 내용을 충분한 기간(4주)을 두고 주주에게 알려주는 배려도 미흡했다. 주주총회일 전 소집공고 시기는 주총 전 평균 22일로, 권고기준 4주에 크게 못 미치고 상법상 의무(2주)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었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과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지표의 준수율은 각각 34.5%, 22.1%로 매우 낮았다.

심층적이고 독립적인 감사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인 독립적인 내부감사기구를 설치한 비율도 52.2%로 미흡한 편이었다.

특히 집중투표제를 채택한 기업은 3.7%에 불과해 준수율이 가장 낮았다. 집중투표제는 예를 들어 이사 3인을 선출할 때, 1주당 이사 3인에게 1표씩 투표하지 않고 원하는 이사 1인에게 3표를 몰아서 투표하는 제도다. 거래소는 “우리 기업들이 이사회 구성에 있어 소액주주의 권익을 반영하는 데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제출대상은 올해부터 자산총액 1조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돼 작년(215개사)보다 130개사 늘어난 345개사다.

기존부터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는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핵심지표 준수율 평균을 전년도와 비교하면, 63.5%에서 66.7%로 상당폭 개선됐다. 거래소는 “2019년 이후 4개년에 걸친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지배구조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며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사회·경제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부터 신규로 보고서를 제출한 자산 1~2조원 기업의 경우 보고서 작성 경험 부족 등으로 준수율이 49.6%로 저조했다.

자산 2조원 이상 및 1~2조원 기업을 합산한 준수율은 60.7%로 지난해 준수율(63.5%) 대비 하락했다.

이들 기업의 지배구조보고서 기재 충실도는 75.9% 수준이었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일수록 양호한 경향을 보였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나 소액주주 등 비지배주주의 관여가 클수록 지배구조 공시 투명성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거래소는 보고서 전수점검을 통해 가이드라인 준수가 미흡한 기업에 대해 정정공시 요구 등 필요 조치를 완료했다. 26개사에 대한 정정공시 요구 및 100개사에 대한 지배구조보고서 공시 가이드라인 준수요청서 발송 등을 실시했다.

향후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한 새로운 요구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을 지속 개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