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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슨 국제 경제 연구소 게리 클라이드 허프 바우어(Gary Clyde Hufbauer) 선임연구원과 매건 호건(Megan Hogan) 주니어 연구원은 호주국립대학교 아시아태평양 대학 크로포드 공공정책대학원 동아시아포럼 기고문에서 중국의 군사 시스템이 미국의 수출 금지가 거의 또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오래되고 정교하지 못한 칩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군사력을 약화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군사 현대화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반도체 수출 통제를 도입하며 첨단 반도체 칩과 이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첨단장비 및 미국의 기술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첨단 반도체는 자율주행차량에서 극초음속 무기체계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방위산업과 미래기술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제품군을 2022년 수준으로 동결, 군사용으로 전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목표다.
이로 인해 중국의 인공지능, 양자 및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의 발전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의 파운드리 회사인 SMIC와 같은 칩 제조업체는 통제로 인해 시설 보수 유지 및 장비 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단기적인 암울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통제가 장기간 중국의 발전을 방해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오산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기술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전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많은 엔지니어와 컴퓨터 과학자들이 미국, 한국, 대만, 일본 및 유럽 칩 회사에 파견한 스파이의 도움을 받아 반도체 설계와 제조 역량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군을 무력화시키겠다는 목표는 더욱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2022년 랜드 연구소(RAND Corporation)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군사 시스템이 미국의 통제 효과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중국산 칩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또한, 중국이라는 국가의 특성상 AI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무기 시스템용 첨단 칩이 필요하다면 아무리 많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생산할 것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는 중국이 첨단 칩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은 있지만 생산 규모를 확대할 상업적 능력이 부족한 것뿐이라는 데 반도체 전문가들이 동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수출 금지가 무기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대신 자율주행차량과 같은 민간용 응용 프로그램의 출시를 지연시키는 효과만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문제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미국 반도체 회사들이다.
인텔 매출의 27%, 램 리서치 31%, 어플라이드 머트리얼즈 33%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플라이드 머트리얼즈와 엔비디아의 4분기 매출액은 4억 달러(각각 6%, 7%) 감소하고 램 리서치의 내년도 매출액은 무려 25억 달러(15%)나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미국 기업의 급격한 매출 감소는 수입감소와 투입 비용이 증가하는 미국 반도체 산업에 특히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반도체 법을 통한 보조금을 5배 이상 초과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은 당장 미국에 보복으로 맞서기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지적 재산권을 도용하거나 외국 반도체 회사를 국유화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이 첫 대상이 될 수 있다.
결국 미국이 벌인 전쟁에 한국 기업들은 IRA 법을 통해 자동차가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도 모자라 반도체 법과 금수 조치로 인해 매출이 줄어드는 것과 함께 중국 공장이 몰수되는 위험까지 감수해야 할 형편에 처할 수도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