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내주부터 가동… 예산 지연으로 연장 불가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시간이 많이 줄어든 만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기간 연장은 불가피함을 분명히 밝힌다"며 국정조사를 내주부터 가동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의 무책임과 무도함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마저 부실화하게 해선 결코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조용히 눈물만 흘리던 유가족이 마이크를 잡고 절규하며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지만, 정부·여당은 철저히 외면하며 진상 규명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며 "무도한 정부·여당을 지켜만 보느라 유가족은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고통도 모자라 하루하루 더 큰 고통을 감당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애초 합의한 45일 중 (국정조사 기간이) 절반도 안 남은 지금 본조사를 위한 절대적 시간 자체가 부족하다"며 "이제 국민 우려와 근심을 덜고 국회가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전념할 때다. 핵심은 진상 규명인 만큼 흘려보낸 국정조사 시간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무슨 경우라도 내주부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본격 가동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이제 제자리로 복귀해 국정조사 일정과 증인 채택 협의에 나서주길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태원 국정조사는 당초 예산안 처리 이후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예산안 여야 합의가 난항을 겪으며 처리가 늦어지자 국정조사 기간을 연장하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날 박 원내대표는 "당연히 지연된 시간만큼 국정조사 기간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도 기간 연장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서도 "예산안 처리 이후에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는데, 예산안 처리가 예상보다 길어져서 국정조사 기간이 줄어든다면 그 기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추후에 논의돼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다만 그는 "국정조사를 단기간에 빨리 마쳐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하다"며 국조 기간 연장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같은 당 김행 비상대책위원 또한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1월 7일까지로 정해진 국정조사 기간을 연장하는 부분은 상당한 논란이 있을 것 같다"며 "일단은 연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예산안 처리 후 국조 연장과 관련한 여야 간 협상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