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안보문서 개정해 사실상 '선제타격 능력' 보유 선언
이영채 日교수 "군비경쟁에서 가장 약한 지점은 한반도"
◆…일본 정부가 적 미사일 기지 등을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정부는 16일 오후에 열린 임시 각의(閣議·국무회의)에서 반격 능력 보유를 포함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결정했다. [그래픽=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주요 안보 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를 개정해 사실상의 선제공격 능력인 '적(敵) 기지 공격능력'을 보유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중국 봉쇄의 최전선'에 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영채 일본 게이센여대 교수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미국의 역할은 '중국 봉쇄'"라며 일본의 안보문서 개정을 놓고 "실질적으로 미국의 부담을 일본에 직접 지워서 중국을 봉쇄하는 최전선을 세웠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본은 헌법 9조가 있어서 전후(戰後) 안보정책이 방어를 전문으로 하는 '전수방위'였다. '방패' 원리로 안전보장을 해온 것이다. 대신 군사력의 '창' 역할은 미군이 담당했다. 하지만 (일본은) 주변의 안전보장 환경이 바뀌어서 전수방위만으로 영토를 지킬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방패만이 필요한 게 아니고 이제 자기 스스로 창을 가져야만 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개정으로) 일본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선제공격 능력'을 실질적으로 갖췄다"며 "일본은 헌법 개정 없이, 2015년 안보법제 개정만으로도 미국이 요구하는 전 세계 모든 작전에 동원되게 됐는데, 이번에 일본에 선제공격 능력을 부여한다는 것은 미국의 상황이 재정적으로, 안보전략상으로 많이 궁핍돼 있으므로 창의 역할까지도 일본에 주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실질적으로 우리가 가장 우려했던, '전쟁이 가능한 보통 국가'로 들어섰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중국의 군사적 위협으로 대만해협 위기가 보일 수 있고 한반도도 북핵이라든지 미사일 위협으로 위기의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일본이 들어갈 수 있는 군사력을 갖추겠다는 것은 전략적인 선택"이고 "일본 무기 수출 전략까지 같이 만들어진 결정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본 국민들은 조금 복잡한 심리인 것 같다"며 "(12월 17일과 18일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방위비 증액이나 안보 개정 방침에는 찬성이 48%로, 반대 41%보다 훨씬 많다. 일본 국민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든지 동아시아의 위기 속에서 일본의 방위비 증액, 안보 개정에는 찬성한다. 하지만 증세한다는 것에는 반대가 69%고, 국채 발행을 한다는 데도 반대가 52%"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국방비 지출 10위권 국가 중 6개국(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일본, 한국)이 이미 동아시아다. 일본이 국방비를 5년 이내에 국내총생산(GDP) 2%까지 약 400조 원 이상을 증가하면 주변국은 이를 구실로 군비증강을 하게 된다. 한국도 문재인 정권부터 군비증강을 해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군비증강의 시대에 들어가면 가장 약한 지점이 한반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