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 상장 가상화폐 190개 중 '초과 유통' 사례 4건 적발
'두드림체인' 外 '팬시''소다코인''어셈블프로토콜' 등도 해당
쟁글·업비트에 유통 계획 공시한 가상화폐 190개 중 93개 불과
발행사, 코인마켓캡 오류 주장... 국내 유통 공시 채널 마련돼야
◆…코인원에 상장된 가상화폐 중 유통 계획 대비 시중에 초과 물량이 유통되는 사례가 4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 코인에 유의종목 지정 등 별도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 홈페이지. [사진=조세일보]
코인원에 상장된 가상화폐 중 유통 계획 대비 시중에 초과 물량이 유통되는 사례가 4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 코인에 유의종목 지정 등 별도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본지가 18일 코인원에 상장된 190개 가상화폐를 전수조사한 결과 4개 코인이 당초 유통 계획 대비 초과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가상화폐는 '두드림체인(DRM)', '팬시(FNCY)', '소다코인(SOC)', '어셈블프로토콜(ASM)' 등 4개다.
두드림체인은 외국인 학생 대상의 블록체인 유학 플랫폼에서 지불 수단으로 사용되는 가상화폐이며 총 발행량은 2억5000만DRM이다.
이날 코인마켓캡에 연동된 두드림체인의 실시간 유통량은 2억4937만5000DRM으로 집계돼 프로젝트 측이 쟁글에 공시한 유통 계획을 초과하고 있다.
가상자산 공시업체 쟁글에 의하면 9월 30일 기준 유통 계획(유통량)은 1억8687만5000DRM이며 12월 31일 기준 유통 계획은 1억8750만DRM이다.
사용자 접근이 쉬운 블록체인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가상화폐 팬시의 총 발행량은 10억FNCY이며 실시간 유통량은 7억3846만1473FNCY이다.
쟁글에 의하면 9월 30일 기준 유통 계획(유통량)은 7억3614만1473FNCY이며 12월 31일 기준 유통 계획 수치도 이와 같아서 실시간 유통량이 3, 4분기 유통량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다코인의 실시간 유통량도 18억9000만SOC로 집계돼 쟁글에 공시된 유통 계획을 초과하고 있다. 소다코인은 푸드테크 플랫폼 '소다' 블록체인에서 온/오프라인 음식 구매 및 배달 비용을 결제할 때 사용되는 가상화폐이며 총 발행량은 20억SOC이다.
쟁글에 의하면 9월 30일 기준 유통 계획(유통량)은 17억7000만SOC이며 12월 31일 기준 유통 계획 수치도 이와 같다.
또 다른 코인인 어셈블프로토콜의 실시간 유통량도 12억2370만4761ASM로 집계돼 쟁글에 공시된 3, 4분기 유통 계획을 초과하고 있다. 어셈블프로토콜은 포인트를 전 세계 어디에서나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통합 포인트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가상화폐이며 총 발행량은 15억ASM이다.
쟁글에 의하면 9월 30일 기준 유통 계획은 11억7995만4761ASM이며 12월 31일 기준 유통량은 12억2232만9761ASM이다.
실시간 유통량은 시장에 유통 중인 공급량을 의미하며 현재 가격과 곱해 시가총액을 구할 수 있는 점에서 가상화폐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인에 해당한다.
하지만 실시간 유통량이 발행 재단에서 공시한 유통 계획을 초과할 경우 수요 공급의 법칙에 의한 가격 하락으로 투자 피해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거래소들은 초과 유통을 약관 위반으로 규정하고 유의종목 지정이나 상장 폐지 등의 조치를 내리고 있다.
코인원 관계자는 "해당 가상자산의 경우, 제출받은 분기별 유통 계획표를 토대로 유통 계획 준수여부를 계속해서 모니터링 중"이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위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며, 투자자 혼란을 방지하고자 코인마켓캡 및 쟁글의 수치를 통일시키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코인원에서 유통되는 190개 가상화폐 중 향후 유통 계획을 쟁글이나 업비트에 공시한 코인은 93개에 불과하다. 투자자들은 쟁글 인사이트의 '토큰 락업 해제 일정'이나 업비트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자산 유통계획'을 통해 향후 유통 계획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코인원 관계자는 투자자의 알 권리를 위해 거래소 상에서 유통 계획을 공시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자 "홈페이지 내 프로젝트 정보 게시판을 통해 프로젝트별 유통 계획을 비롯해 프로젝트 진척도, 기타 변동사항 등에 대한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지 취재 결과 초과 유통 중인 것으로 드러난 가상화폐를 발행한 재단들의 상당수는 코인마켓캡의 유통량 정보가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쟁글과 업비트에 공시한 정보는 옳지만 코인마켓캡의 유통량 정보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아모코인(AMO)'을 발행한 재단 측의 한 인사는 "코인마켓캡 상의 발행량 및 유통량은 2018년 최초 ICO(가상화폐 발행) 당시의 정보"라며 "이후 2020년부터 AMO 메인넷에 스테이킹 등 다양한 토큰 이코노미가 추가되어 해당 차이를 쟁글 등을 통해 공지했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도 가상화폐 '룸네트워크(LOOM)', '아이오텍스(IOTX)', '어셈블프로토콜(ASM)' 재단 측은 코인마켓캡의 업데이트 상 오류 및 잘못된 정보 제공 등의 이유로 정확한 정보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코인마켓캡과의 연동 작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상화폐 실시간 유통량 데이터는 코인 가격을 좌우하는 동시에 유의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의 핵심적 증거가 되는 중요한 정보인 만큼 국내에도 가상화폐 실시간 유통량과 유통 계획을 공시하는 채널을 별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 가상화폐 유통 공시 채널을 마련하는 것은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회사 '코인마켓캡'의 유통량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고 국내 발행 재단 측과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져 빠른 업데이트를 통해 투자자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