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9.8% KB 9.5% 미래 9.3% NH 9% 한투 9%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국내 증권사들이 자금을 싸게 조달하고 고객에게 고금리로 빌려줘 매년 수천억원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증권금융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29개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융자받는 금리는 3.02% 수준이었다.
하지만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최저 5.55%에서 최고 8.92%로 금리 차가 2.53%p에서 5.90%p까지 발생했다.
지난 9월 5대 시중은행의 예대마진이 0.97~1.83%p라는 점을 고려하면 증권사의 수익이 최대 6배 높은 편이었다.
국내 증권사들은 고객에게 대출해줄 자금 일부를 한국증권금융에서 융자로 조달한다.
증권사들이 지난해 한국증권금융에서 융자받은 금액과 평균 금리는 7조375억원에 1.05%이었다. 올해는 9월 말까지 융자액이 7조6852억원, 융자 금리는 3.02%였다.
반면,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신용 공여 기간에 따라 1~7일까지는 평균 5.55%였고 151~180일까지는 평균 8.92%에 달했다.
151~180일까지 구간을 기준으로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보면 29개 증권사 중 21개사가 9%를 넘어섰다. 8%대는 4개사, 7%대는 3개사, 6%대는 1개사였다.
유안타증권은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10%를 넘었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 5대 증권사도 모두 9%를 넘었다.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지난해 23조886억원, 올해는 9월말까지 17조1648억원에 달했다.
지난 9월 말 신용거래융자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2조6489억원)이었으며 삼성증권(2조5967억원)과 키움증권(2조4434억원)이 뒤를 이었다.
◆…양정숙의원실 제공
지난 9월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에서 조달한 7조6852억원을 기준으로 조달금리와 대출금리차가 최저치인 2.53%p일 때 연간 수익은 1944억원으로 예상됐다.
최대 금리차인 5.90%p를 적용하면 4534억원의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들의 금리마진율이 은행 뺨치는 수준"이라며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낮은 금리로 융자받아 고객에게 높은 이자를 받는 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겨온 셈"이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대출해 줄 때 확실한 담보를 설정하면서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증권사들도 은행 예대마진 공시와 같이 조달금리와 대출금리를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