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차이나데일리
중국의 차이나 데일리는 미국 상무부가 주요 칩 제조업체의 고객 명단과 같은 민감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하면서 시작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칩 부족에 대한 우려를 이용한 세계 공급망 보안을 파괴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2020년 이후 자동차용 칩 부족으로 시작돼 거의 모든 IT 산업 분야로 확산된 칩 부족은 전례 없는 상황으로 지난 반세기 반도체 산업은 대략 2년마다 마이크로 칩의 수가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순조로운 발전을 해 왔다.
이와 함께 주기적인 생산 능력 부족과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변동이 있었음에도 업계는 일반적으로 역동적인 균형을 이루며 성장을 해 왔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칩 부족은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수요와 공급의 격차에 따른 것이 아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시 말해 최근 몇 년 동안 칩 부족 사태를 유발시킨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전쟁과 코로나 19 팬데믹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팬데믹으로 인한 다운스트림 산업 출하의 지연과 감소, 칩 가격의 급등, 반도체 산업의 정체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이 컸다.
문제는 향후 칩 부족 현상이 완화되면서 막 대한 재고와 대량 주문 취소로 인해 업계에 미증유의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강압적 조치로 미국에 막대한 반도체 설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정상적인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왔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중국 시장은 주요 반도체 제조기업의 전장으로 변화했다.
미국 컨설팅 회사 IBS 자료에 의하면 2014년 초 중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의 84%, 태블릿 컴퓨터의 82%, TV의 66%, 데스크톱 및 노트북 컴퓨터의 81%를 생산, 거의 전량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미국은 세계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기여를 한 동시에 가장 큰 수혜자이기도 했다. 2018년 SIA(미국 반도체산업협회)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미국 주요 기업의 중국 사업이 20% 이상을 차지했고 반도체 산업 매출의 최대 48%가 중국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자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을 강요하면서 자연스럽게 구축된 글로벌 공급망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현재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고 향후 입을 피해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 규모를 가늠하기조차 힘들 지경이다.
지금 미국이 자행하는 행태는 글로벌 칩 시장의 건전성을 체계적으로 파괴하고 있으며 시장 세분화로 이어지며 시장 혼란과 함께 비용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공급망이 물리적 힘에 왜곡된다면 비용은 급격히 상승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과 자본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에 틀림없다. 즉 미국의 반강제적 행태가 글로벌 경제 생태계까지 파괴할 우려가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