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점검회의 리허설 내보낸 'YTN 돌발영상' 문책… "언론 위축될 수밖에" 

YTN 측, 국정과제 점검회의 리허설 장면 무단 사용은 '고의 아닌 실수'

대통령실·여권, 악의적이라고 몰면… "언론 위축될 수밖에 없어"

YTN 4대 주주인 한국마사회, 지분매각 안건 의결 예정

민영화되면 보도국 독립성 훼손, 구조조정 우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여권이 악의적이라고 몰면 언론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내면 제작 과정에서 자체 검열을 하게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고한석 지부장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지금 대통령실이 문제 삼고 있는 핵심 쟁점이 보통 리허설 장면은 방송에 송출하지 않는 게 그동안의 관행인데, 리허설 장면을 내 보냈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고한석 지부장은 방송이 송출된 경위에 대해 "영상담당 부서장이 국가의 중요한 행사니까, 녹화 버튼을 미리 누르라고 얘기를 했다. 이게 의도적이라고 얘기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녹화 버튼을 누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묻자 고 지부장은 "코리아풀이라는 게 있다. 장소가 협소하거나, 국가적으로 아주 중요한 행사를 할 때 12개 방송사가 순서를 돌아가며 현장에서 촬영을 하고 그 영상을 각 방송사에 송출해 준다"며 "실시간으로 리허설 장면을 송출해주고 있었는데, 그걸 녹화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온에어가 되고 국민과의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앞뒤로 하다가 놓칠 염려가 있으니, 미리 녹화를 하라는 거였고 그게 일찍 시작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그 영상을 보고 돌발영상 제작팀이 제작을 한 것이고, (녹화 버튼을 누르라고 지시한) 그 부서장은 어쨌든 사용해서는 안 되는 영상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부서장이면 리허설 장면을 써서는 안 된다는 걸 모른다는 게 납득이 안 간다'고 묻자 고한석 지부장은 "부서장이면 알아야 될 것 같기도 하다"면서 "어쨌든 여기에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의도가 있었다면 왜 30분만에 그 영상을 내렸겠느냐. 또 그렇게까지 사과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게 또 연출된 것이라고 의심하는데, 30분만에 올리고 내리자 이럴 정도로 게릴라식 비판을 할 가치가 있는 대단한 특종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고 지부장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분명히 잘못된 것이지만, 고의가 아닌 실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리아풀(영상 풀단)에서 자체 징계 차원으로 앞으로 한 달 간 영상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리허설 장면을 지금까지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불문율 같은 게 있었다"며 거듭 실수라고 주장했다.

한편 여권에서 책임자 문책과 우장균 사장의 사퇴까지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과한 요구이고, 과잉대응"이라고 맞섰다.

고 지부장은 "일단 저희가 풀단의 규칙을 어긴 것에 대해서 충분히 책임을 지고, 사과도 하고, 영상도 내렸다"며 "그럼에도 범죄라고까지 하고, 언론인의 양심을 이야기하고, 조작방송이라고 하고, 악의적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과잉대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결론적으로 방송을 하는데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정부에 대해 비판 보도를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어 "그게 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하면서 "현 정부의 언론관이 우리편 내편이랑, 상대편이랑 갈라서 우리편 아닌 언론은 적대시하는 경우가 많다. MBC도 그런 경험을 겪었지 않느냐. 대선 당시의 보도 때문에 MBC와 YTN이 찍혔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고 지부장은 "오늘 관련해서 회의가 열린다"며 "왜 방송 사고가 일어났는지 경위를 파악하고, 잘못이 있다면 인사위원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YTN 4대 주주인 한국마사회, 지분매각 안건 의결 예정

이어 진행자가 'YTN 주주 중에 한 곳인 한국마사회가 오늘 지분매각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묻자, 고 지부장은 "맞다"며 "오늘 오후 3시에 마사회 이사회가 열린다"고 답했다.

그는 "애초에 마사회는 YTN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했다"며 "그 이유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밝혔는데 유휴자산과 구사옥 매각대금이 들어오고, 자회사 합병 등을 통해서 수익성이 높으며, 앞으로 성장성이 크다며 매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정부에서 수차례 압박이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림부 차관한테 마사회장이 불려 들어간 뒤로 연내매각, 그러니까 이달 안으로 매각하는 것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얼마전 한전KDN도 애초에는 YTN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산자부의 압력에 못이겨 팔기로 했다"며 "만약 한전KDN과 마사회 지분을 합하면 30%가 넘고 그 지분이면 YTN의 대주주가 돼 경영권을 가져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경제신문에서 YTN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얘기가 파다한데, 내부 분위기는 어떠냐'는 질문에 고 지부장은 "어수선하고 참담하다"고 전하면서 "저희가 공적지배구조 하에서 공정방송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많이 마련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YTN이 2008년도에 이명박 정권의 언론특보였던 구본홍 씨가 낙하산 사장으로 내려오면서 거기에 저항을 했고 6명이 해직 됐다. 대량 해직 사태를 겪었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 거쳐 오면서 정말 많은 아픔을 겪었다. 그러면서 많은 공정방송제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방송위원회가 노사합의로 매달 열리고, 사장 추천위원회도 있다. 시청자위원회도 있고, 보도국장 임면동의제도 실시하고 있다"며 "사영화되면 이런 제도들이 일거에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지부장은 또한 "사영화 될 경우 보도국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크고, 자본에 넘어가면 결국에는 이윤을 추구하게 되고, 언론사의 경우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높은데 구조조정의 위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전KDN 측이 밝힌 매각 시간표에 따르면 내년 9월쯤이면 매각이 끝날 것"이라면서 "정부여당 쪽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는 내후년 전에 YTN 매각을 마무리하고, 어떤 회사에 넘어가더라도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돼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8월 이후에 방통위 승인 절차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