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규제 유연화' 통한 금융기관 유동성 확보 지원

정부, 21일 부처합동 '2023년 경제정책방향' 발표

‘50조원+α’ 시장안정조치 적극 집행... "향후 상황 고려해 탄력적 운용"

증권사·보험사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존 규제 '한시적 유예'도 병행

세제지원 및 국공채 발행 조절 등 통해 채권시장 수급여건 개선 유도

한전채 발행 대폭 축소... 전기료 점진적 인상+재정건전화 자구노력 병행

해외자금-투자유입 적극 추진... 해외 자회사 배당금 익금불산입 제도 시행

정부가 내년 거시경제 안정관리를 위해 선제적 유동성 공급 및 안전판 확충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라기로 했다. 금융과 관련해선 ‘위기 대응능력 확보’와 ‘유동성 공급 확대’를, 외환과 관련해선 ‘시장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적기대응’을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정부는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처합동으로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금융·외환시장 안정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금융시장과 관련해 최근 변동성이 다소 완화되었으나, 주요국의 통화 긴축 및 경기 향방,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으로 진단했다. 특히 유동성·경기 위축 등으로 한계기업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증대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정부는 내년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 시장안정 조치 마련·시행 및 시장 수급여건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장안정조치 '50조원+α' 적극 집행 및 탄력적 운영

앞서 정부는 채권시장안정펀드 20조원을 투입하고,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한도를 기존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확대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를 15조원으로 설정하는 등 총 ‘50조원+α’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이미 발표한 시장안정조치를 적극 집행하고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했다. 또 한국증권금융 등 여유재원을 활용하고 금융규제 유연화 등을 통해 금융기관의 유동성 확보도 지원한다. 아울러 필요시 추가 규제유연화도 검토하기로 했다.

증권사 유동성 확보를 위해선 한국증권금융의 자체 재원(3조원 규모)을 활용하기로 했다. 은행권에 대해선 ‘LCR 규제비율 상향 유예’, ‘예대율 규제 완화(은행 100→105%, 저축은행 100→110%), 증안펀드 출자금 위험가중치 하향(250→100%) 등을 내년에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또한 증권사가 자체 보증한 ABCP 매입 시 위험값도 합리적으로 적용하는 등 NCR(영업용순자본비율) 유연화를 추진한다.

보험의 경우 내년 3월까지 특별계정 차입한도(10%)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유동화 자산 안정범위를 확대해 만기 3개월 이하만 적용되던 것을 즉시 현금화 가능자산은 만기 3개월 이상도 인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이 필요한 경우 한국은행의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실시하고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규모 및 기간 등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추가 대응능력 확보 위한 정부 현물출자... 선제적 유동성 공급 지원

정부는 추가 대응능력 확보를 위해 정부 현물출자 등을 통한 산은·수은의 재무건정성 제고 및 위기대응 역량도 확충하기로 했다. 또 금융사 부실 사전차단을 위해 금융사에 선제적으로 유동성 공급 및 자본 확충을 지원하는 금융안정계정을 예보기금에 설치하는 것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현재 2025년 말로 정해져 있는 기안기금 지원기한을 연장하는 것과 필요시 지원 업종 추가 지정 등 기금 활용 확대방안도 추진한다. 즉, 복합위기 극복 지원을 위한 기안채 발행시 최대 10조원까지 국가보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세제지원, 국공채 발행 조절 등으로 채권시장 수급 여건 개선도 유도하기로 했다.

우선 개인의 회사채 등 투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가 확대된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비과세 혜택 부여 대상 금융상품에 회사채 및 K-OTC시장 내 중소·중견기업 주식이 포함된다.

또 하이일드 펀드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부여로 저신용 등급 채권(BBB+ 이하) 투자 활성화도 유도한다. 이 펀드는 채권(국내자산 한정)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로서 BBB+ 이하 채권 등을 45% 이상 편입하고 있다.

아울러 국공채 연간 발행물량을 축소하고 1분기 순발행은 올해 동기(42조원) 대비 절반수준으로 축소하는 등 발행물량 감축 및 시기 조절 등으로 시장안정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지방채는 연간 발행을 축소하고 내년 1분기 만기 도래분(공사채 포함) 80%는 상환한다. 연간 발행은 올해 7조5천억에서 6조5천억원으로 1조원 가량 감소하고, 만기 도래분 2조5천억원 중 2조원이 상환된다.

특히 한전채의 경우 전기요금 점진적 인상과 재정건전화 자구노력 등을 통해 발행규모를 올해 대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다만 한전 사채발행 한도 확대를 위한 한전법 개정 노력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자금·투자유입 확대... 해외 자회사 배당금 익금불산입 제도 시행

정부는 해외자금, 투자유입 확대를 통한 금융·외환시장 안정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먼저 해외 자회사 배당금 익금불산입 제도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해 배당금 국내유입을 통한 외환시장 안정 노력을 지속 추진한다.

또 외국인 증권자금 국내유입 촉진을 위해 자본시장 투자환경 개선 및 외환시장 접근성 제고 관련 범부처 합동 해외 로드쇼도 개최한다.

이와 함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위해 외국인 국채 이자·양도소득 비과세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제도도 마련하기로 했다. 여기엔 적격외국금융기관(QFI)을 통한 국채투자 비과세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