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배당 전 거액의 급전 의심…李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여부도
김만배, "모두 개인적으로 쓴 돈일 뿐, 문제 있는 거래 없었다" 취지 진술
與 "李, 최측근 구속 등 일언반구 말없어…'국민 물음', 업신여겨선 안 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수익 배당 전 최소 40억원을 빌린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이 돈이 대장동 사업 로비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자금 등으로 쓰였을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김씨가 대장동 수익 배당 전인 2015~2018년 사이 화천대유 전 대표 이성문 씨를 통해 총 3차례, 최소 40억원 이상을 빌린 경위를 파악 중이다.
당시 이씨는 김씨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가족을 통해 10억원, 지인 A씨에게 30억원, 대장동 분양업체 B회장에게 수십억원을 끌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가 배당 전에 거액의 급전을 필요로 한 이유를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이 돈이 대장동 로비와 이 대표의 선거자금 등으로 쓰였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 이 대표는 2017년 대선 경선, 2018년 경기지사 선거에 각각 출마했다.
또 검찰은 이 돈이 2018~2020년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도 관련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모두 개인적으로 쓴 돈일 뿐 문제 있는 거래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와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은 2019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대장동 사업의 시행이익 4000여억원을 배당받았다.
또 검찰은 김씨의 범죄수익 은닉 조력자로 지목된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 이사 최우향(쌍방울그룹 전 부회장) 씨를 통해서도 김씨의 의심스런 자금 거래를 추적 중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김씨 지시로 대장동 개발 수익을 수표로 인출해 숨겨 보관하거나 허위 회계처리를 통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 260억원 상당을 은닉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그중 검찰은 최씨와 김씨의 금전 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 중이다.
최씨는 2020년 4월 천화동인 1호에서 돈을 빌려 며칠 만에 갚는 방식으로 총 330억원을 거래했다.
또 최씨는 2020년 2월~2021년 10월 3차례에 걸쳐 천화동인 1호로부터 80억원을 전달받아 알루미늄주물 주조, 전자부품 제조 등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 與 "李, 최측근 구속 등 일언반구 말없어…'국민 물음', 업신여겨선 안 돼"
국민의힘은 21일 검찰이 대장동 수익 배당 전 김씨가 최소 40억원을 빌린 경위를 파악 중이라는 언론보도와 관련 "이 대표 최측근들이 연달아 구속되고 본인을 향한 국민의 궁금증이 날로 더해가지만, 이 대표는 관련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며 "이 대표 스스로가 '정치적 공동체'라고 언급한 측근들마저 외면하는 비정함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신주호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자칫 잘못 말했다가는 후에 법정에서 불리한 진술이 될까 두려운 마음도 있겠지만, 대권주자를 지낸 제1야당 대표를 향한 국민의 물음을 업신여겨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선 "단군 이래 최대 부동산 비리라는 당 대표의 범죄 혐의를 옹호하기 위해 전 당원과 국회의원이 나선다면 국가와 국민은 불행해질 것"이라며 "국회 1당이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 당의 모든 것을 걸었다는 굴욕적 발자취를 우리 정치사에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수호의 요새가 되어가고 있다. 뜬금없는 당원교육 활성화는 당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친 이재명계로 구성된 당의 주요 회의체는 이미 이재명 방탄을 외치는 사상 검증의 장이 됐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대표가 길고 깊은 겨울이 온다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독려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겨울이 길고 깊다면 그 이유는 바로 이 대표 자신 때문임을 자각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