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硏, '3억 특별공제' 따른 1주택 종부세 변화 분석
완화법 국회 문턱 넘으면…20억 주택, 낼 세금은 0원
"공정시장가액 60% 적용 통해 큰 폭 감세 이루어져"
"종부세액 조정, 공정가액 아닌 법률상 세율로 해야"
◆…나라살림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시가 20억원 주택의 종부세액은 0원이 되며, 이미 시행령 개정으로 종부세액은 큰 폭으로 낮아졌다"며 "종부세액 조정은 시행령인 공정시장가액이 아니라 법률상 세율로 해야 한다"고 했다.(사진 연합뉴스)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과세기준을 공시가격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린다면, 시가(時價) 기준으로 20억원 고가주택 보유자도 한 푼의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 과세 잣대가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내리며 수십억원 짜리 주택 1채를 가진 사람이 부담해야 할 세금은 확 줄어든 상태다. 고가주택일수록 감세 규모가 컸다. 종부세 부담을 정할 때, 공정시장가격 조정률은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날 수 있어 과세표준이나 세율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연구단체인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 21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현재, 시가 기준으로 20억원 주택(공시가격 14억원)을 1채 보유한 국민이 부담한 종부세액은 103만원이었다. 만약, 고령·장기보유라는 전제가 붙는다면 부담세액은 뚝 떨어진다. 70세 이상·15년 이상 보유한 주택의 종부세는 20만5000원 수준이다. 시가 30억원 주택(공시가 21억원) 1채땐, 종부세 부담액은 612만원이었다(70세 이상·15년 이상 보유시 122만원).
앞서 정부는 1세대 1주택자에 대해 ‘특별공제(3억원, 기본공제 포함시 14억원)’를 올해에만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특례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종부세 납부고지서가 발송되기 전까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이 '종부세 완화법'은 물건너 갔다는 비관론이 우세하나, 정파적 이익에 따라 소급적용이 된다면 환급 절차를 밟는 식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
◆…(자료 나라살림연구소)
이 완화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않더라도, 이미 '센 감세'가 이루어졌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기존 100%에서 60%로 하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공정시장가액 비율 (하향)적용으로 과표가 낮아져 적용받는 세율이 달라져서 올해 종부세액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시가 20억원 주택 한 채의 올해 종부세액은 76만원으로 뚝 떨어진다. 30억원 짜리 주택일 땐, 종부세액이 작년 612만원에서 올해 312만원까지 줄어들게 된다.
이미 큰 폭의 감세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3억원 특별공제(현실화시 종부세 부과 공시가격 14억원부터)까지 국회를 통과한다면, 종부세는 거의 종이호랑이가 된다. 시가 20억원 짜리 주택에 대해 부과되는 종부세는 없다. 주택의 가치가 30억원이 되도 부담할 종부세액은 158만원 수준이다. 매달 13만원만 부담하는 꼴이다. 70세 이상이고 15년 이상 보유한 주택일 땐, (연)32만원 가량의 종부세를 부담한다.
이상민 연구위원은 "공시가격 중 정부가 임의로 과표 반영비율을 정하는 공정시장가격 적용률은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무시하고 조세체계를 조악하게 만드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종부세 부담이 높거나 낮으면 이는 과표구간 또는 세율 조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국민적 합의를 통해 종부세 부담을 정하고자 한다면 중장기적인 목표 실효세율을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