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기준원·한공회 주최 가상자산 회계·감사·감독 세미나
국내 37개 상장사 보유 가상자산 102종... 시장가치는 4047억
금감원, "가상자산 주석공시 의무화... NFT와 CBDC는 제외"
기준원, "가상자산 보유·사업자·발행 및 매각 거래 공시 시급"
한공회, "가상자산 감사 가이드라인, 감사인 이해 높여 품질 제고"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감독원·한국회계기준원·한국공인회계사회 공동 주최로 가상자산 회계처리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가상자산 회계·감사·감독 이슈 세미나'가 개최됐다. [사진=조세일보]
국내 상장사가 코인을 발행하거나 보유하는 경우 이를 주석으로 기재해 투자자에게 공시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기업의 가상자산 회계 처리 시 발생 가능한 이슈들에 대한 안내와 함께 감사인의 기말 감사 시 활용 가능한 회계감사 가이드라인이 배포될 예정이다.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감독원·한국회계기준원·한국공인회계사회 공동 주최로 가상자산 회계처리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가상자산 회계·감사·감독 이슈 세미나'가 개최됐다.
김의형 한국회계기준원 원장은 "가상자산은 2021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하루 거래대금이 10조원에 달하는 등 중요한 투자수단이 되고 있지만 현 회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오늘 논의로 가상자산 정보 공개 및 회계 처리에 대한 도움이 되고 업계의 우려를 해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석일 금융감독원 전문심의위원은 "루나·테라 사태, FTX 파산, 마자르의 바이낸스 업무 중단 등으로 가상자산 신뢰도가 추락했지만 가상자산 수는 꾸준히 증가해 2만2000개에 달하는 상황이여서 옥석가리기와 투자자 보호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금감원은 유관기관과 함께 가상자산 관련 거래 유형별로 감독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유연한 규제접근을 통해 신뢰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식 공인회계사회 회장은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3조달러에서 1조달러로 3분의1 수준으로 붕괴하는 불황기를 맞아 투자자 보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감사 가이드라인 제정은 실무 절차 제시로 감사인의 이해를 높여 감사품질을 제고하고 가상자산사업자의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해 투자자 보호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가상자산 국내 현황 및 주석공시 모범사례 주요 내용(금융감독원) ▲가상자산 관련 회계 이슈(회계기준원) ▲가상자산 관련 감사 이슈 및 감사 가이드라인안(한국공인회계사회) 등 3건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가상자산의 국내 현황 및 주석공시 모범사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금융감독원 김경률 팀장은 "가상자산 관련 다양한 회계이슈가 있으나 회계처리 감사지침 등이 불충분하다"며 "국내 가상자산 매각,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신청 등으로 정보 공시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6월말 기준 국내 상장회사가 해외 자회사를 통해 발행한 국내 발행 가상자산은 총 9종이며, 37개 상장사가 취득하여 보유 중인 102종의 가상자산의 가치는 4047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이에 가상자산 관련 유용한 정보에 대한 주석공시를 의무화하고 그 근거를 신설할 방침이다. 단 주석공시 대상 가상자산에서 NFT(대체불가능 토큰)와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는 제외된다.
김경률 팀장은 "주석에 기재되는 시장가치 산정방법은 국내 또는 해외의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시세를 적용하여 산정한다"며 "해당 거래소를 선택한 이유 및 거래소 명을 함께 기재하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발행사는 개발 수량 및 개발사 보유량을 공시에 기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개발완료 시점 및 당기말 시점의 총 개발 수량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며 "백서 상 명시된 가상자산 발행량의 변동 및 최대 발행 가능 수량 관련 정보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가상자산 총 개발 수량 중 개발사 보유 수량 정보도 필요사항"이라며 "개발된 가상자산이 상장된 가상자산 거래소 이름, 거래지원 개시일 및 종료일도 함께 기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발행자의 주석공시 필요사항 예시. [출처=금융감독원]
금감원은 이날 세미나 이후 금융위 협의 등을 거쳐 가상자산 주석공시(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기준서 상 가상자산 주석공시 근거조항 신설 후 주석공시 모범사례를 배포하고 필요시에는 주석공시 모범사례 우선 배포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가상자산 관련 회계 이슈'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이예슬 삼정회계법인 회계사는 "회계 관련 주요 이슈로 USDT나 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 보유 시 금융자산으로 보야야 할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보유자가 발행사에 대해 갖는 법정화폐 상환권이 실질적인지를 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석위에서 다루는 가상자산 이외에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등 다양한 권리를 갖는 가상자산의 분류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보유 시 IFRS(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의 결정사항에 따라 재고자산이나 무형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예슬 회계사는 이어 "또한 미연방 증권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도 암호자산 발행자와 보유자간 권리·의무 분석을 통해 금융자산 등으로 분류할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IFRS 해석위원회의 기준에 부합하는 일반적인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영업 목적으로 취득해 보유하는 경우 '재고자산'으로 분류하지만, 단기간에 매도 요건을 충족하지 않을 시에는 무형자산으로 분류한다"고 해석했다.
◆…가상자산 보유 목적별 회계처리. [출처=회계기준원]
그는 "가상자산사업자들은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가상자산에 대한 회계정책과 함께, 보유수량과 시장 가치 등 규모에 대해 파악이 이루어진 부분과 이와 관련한 위험 등을 주석으로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발행 및 거래에 관련해서 관련 법령의 미비로 당사자의 권리 및 의무 등이 불명확한 실정"이라며 "발행사가 백서상의 의무 이행을 다하였는지 주석으로 기재되어야 하며, 가상자산 매각 시 수량 및 수익인식 여부 등에 대해 주석공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주석공시(안). [출처=회계기준원]
그는 "가상자산 관련 외부감사를 진행할 때 주요 이슈로 ▲감사인의 적격성 ▲실재성과 단독 소유권 ▲발생사실 및 완전성 등이 있다"며 "가상자산 발행기업 감사 시에는 발행 기업의 수익인식 회계정책을 평가하고 노드 생성 전 발행 자산에 대한 실재성 검증 등 절차를 수행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가상자산 사업자 감사 시에는 고객 위탁 보유분과 자체 소유분과의 구분 관리 및 고객 위탁분 관련 리스크 관리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