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된 스테이블코인에 '디페깅(Depegging)' 발생... 팬텀·웨이브·카바 등 3건
"법정화폐 담보 방식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유도해야"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스테이블코인 연관 가상화폐 중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1달러 가격에 못 미치는 디페깅(Depegging) 사례가 3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테라·루나 대폭락 사태가 발생한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들 가상화폐가 시중에 유통 중이여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출처=연합뉴스]
국내 스테이블코인 연관 가상화폐 중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1달러 가격에 못 미치는 디페깅(Depegging·달러화와 가치 유지 실패) 사례가 3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테라·루나 대폭락 사태가 발생한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들 가상화폐가 시중에 유통 중으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본지가 1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화폐를 전수조사한 결과, 스테이블코인 연관 가상화폐 8종 가운데 3개 코인이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의 디페깅 발생으로 시세 급락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코인은 ▲팬텀(FTM) ▲웨이브(WAVES) ▲카바(KAVA) 다.
'스테이블코인 연관 가상화폐'란 특정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담보물이 되는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이들 가상자산은 ▲니어프로토콜(NEAR) ▲웨이브(WAVES) ▲트론(TRX) ▲하이브(HIVE) ▲비너스(XVS) ▲스페라엑스(SPA) ▲카바(KAVA) ▲팬텀(FTM) 등 8종이며 시가총액을 모두 합하면 9조546억원에 달한다.
이날 팬텀에 연동된 가상화폐 fUSD(팬텀USD) 가격은 달러와 1대1 고정 가치를 갖는 스테이블코인의 특성을 잃어버리고 개당 0.40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사용자는 팬텀을 락(lock)해서 fUSD를 발행하거나, fUSD를 소각해서 팬텀을 언락(unlock)할 수 있다.
가상화폐 팬텀은 연관된 스테이블코인 fUSD의 디페깅에도 유의종목 지정 등의 조치 없이 시중에 유통 중이다. 해당 코인을 거래지원 중인 코인원과 코빗 측은 "작년 팬텀 재단에서 fUSD 관련 개발을 중단한 동시에, fUSD 추가 발행 기능이 비활성화됐다"며 "현재 추가 발행 기능이 비활성화되기 전에 담보를 설정하여 fUSD를 발행한 사용자만 fUSD 상환을 통해 언제든지 담보를 반납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fUSD 관련 유동성이 부족하여 디페깅이 된 상황이지만, 현재 상황에서 fUSD 디페깅이 FTM 가격에 줄 수 있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FTM 유의종목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테라 사태 이후 출범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는 특정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1달러보다 현저히 낮을 시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닥사의 거래지원심사 공동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0.9달러 도달 후 24시간 동안 그 이하로 유지된 경우 12시간 내로 유의종목에 지정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개당 0.8달러에 도달하면 즉시 12시간 이내로 유의종목에 지정한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의 거래지원심사 공동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스테이블 코인 가격이 0.9달러 도달 후 24시간 동안 그 이하로 유지된 경우 12시간 내로 유의종목에 지정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개당 0.8달러에 도달하면 즉시 12시간 이내로 유의종목에 지정한다. [출처=DAXA]
이에 따라 지난해 가상화폐 웨이브(WAVES)와 카바(KAVA)가 거래소에 의해 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웨이브에 연동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USDN(뉴트리노USD)의 개당 가격은 지난 1일 기준 0.46달러로 1달러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웨이브는 USDN의 담보물로 사용 가능한 코인이며, USDN은 알고리즘에 따라 1달러 가치에 연동하고자 하는 가상화폐다.
웨이브가 상장된 업비트와 빗썸은 지난해 12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해당 종목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업비트는 "USDN 가격 추이를 모니터링 한 결과 1달러와 정상적으로 연동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웨이브 가치가 급격하게 변동해 투자자들에게 예기치 못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빗썸도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USDN의 달러 가치연동의 불안정으로 인해 연동 가상자산인 웨이브에 큰 시세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USDX 스테이블 코인의 담보물로 사용 가능한 가상화폐 카바(KAVA)의 가격은 개당 0.81달러를 기록 중이다. USDX는 알고리즘에 따라 1달러 가치에 연동하고자 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가상화폐 카바를 거래지원 중인 업비트와 코인원은 지난해 11월 해당 종목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양사는 "USDX가 1달러에 연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카바의 가치가 급격하게 변동하여 투자자에게 예기치 못한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사유를 들었다.
◆…본지가 1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화폐를 전수조사한 결과, 스테이블코인 연관 가상화폐 8종 가운데 3개 코인이 연관된 스테이블코인의 디페깅 발생으로 시세 급락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코인은 ▲팬텀(FTM) ▲웨이브(WAVES) ▲카바(KAVA) 등 3개다. [출처=코인마켓캡, 5개 가상화폐 거래소 각사]
지난해 5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에 디페깅 현상이 발생하면서 담보에 해당하는 루나 코인의 가격 급락으로 이어졌다. 루나 시가총액이 테라보다 낮아진 이후에는 자체 청산 시스템의 부재로 테라 디페깅이 가속화되고 루나 가격은 99.9% 폭락했다.
28만명에 달하는 투자자가 총 77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는 테라 사태의 전조가 됐던 '디페깅' 현상이 2023년에도 여전히 관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테라 사태로 볼 때, 스테이블 코인과 관련된 일차적인 우려로 가격 안정성과 법화로의 교환 가능성 측면에서의 리스크를 들 수 있다"며 "지급 보장 기제와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달러 등 법정화폐 담보형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