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MBC 라디오 인터뷰서 "대통령이 업무보고 받았으면 공개했어야"
"용산 뚫린 건 발표 안 하고 9.19군사합의 '파기'? 北에 지키라 촉구할 문제"
"北무인기 P-73에 일부 진입했다고 해서 용산 뚫렸다는 건 아냐? 언어 희롱"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14일 오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문제는 북한의 드론이 대통령실을 찍었다는 것 아닌가. 정확히 발표해서 어떻게 대비하겠다는 것을 내놔야지 이것을 왜 숨기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원장은 "더 가관은 어제(4일) 국방부가 윤 대통령께 업무보고를 하면서 (북한 무인기 관련) 보고를 했다는데, 청와대 김은혜 수석은 브리핑을 안 했다"면서 "이건 국민을 속이고 '9.19 군사합의 파기하겠다'는 엄포 놓은 것만 발표를 하니까, 소위 정치권에서 얘기하는 이슈를 이슈로 덮어버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날 안 밝힌 것은 국방부가 브리핑 하라고 역할 분담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박 전 원장은 "홍보수석은 '이런 것을 보고했고, 대통령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셨고, 구체적 내용은 내일 국방부가 브리핑 할 것'이라고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무인기에) 용산 대통령실이 찍혔는데, 그것을 파악한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계속 주장해도 국방장관이 계속 거짓말하고, 대통령에 보고해도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거짓말한다. 그리고 엉뚱하게 북한이 자꾸 그러면 9·19 군사합의를 폐기하겠다는 얘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9.19 군사합의나 남북관계 합의는 파기선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설사 북한이 이별을 하더라도 '우리 합의를 지켜라', 이렇게 공격할 수 있는 자료가 되지 않나. 북한한테 지키라고 촉구해야지 왜 9.19 군사합의서를 파기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은 지난달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들이 서울 용산 일대 상공 등이 포함된 비행금지구역 'P-37'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해왔으나 뒤늦게 입장을 번복했다.
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및 김승겸 합참의장은 전날 윤 대통령에게 남침했던 북한 무인기 5대 중 1대가 P-37 구역 중 북부 일부 상공을 지나갔다고 보고했다.
다만 군은 해당 드론이 P-37 상공을 비행한 거리가 길지 않고, 용산 대통령실 및 국방부 청사로부터는 거리가 떨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 무인기가 P-73에 진입했다고 해서 용산(상공)이 뚫렸다는 건 아니며, 용산구는 서울역 일대까지 포함하는데 거기까지 비행해온 건 아니다는 군 관계자의 설명에 "왜 저렇게 언어를 가지고 희롱하나"라며 "(용산에) 대통령실이 있지 않나. 우리 드론은 휴전선 조금 올라가서 그냥 찍고 내려오고 평양 가지도 못했다. 그러면 우리가 지금 군을 비난하나. 왜 이걸 솔직하게 그때그때 발표를 안 하나. 자꾸 공격해왔어도 안 한 것처럼 있다가 몇 시간 있다 (발표)하고 이건 아니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대통령실이 뚫린 것도 모르고 알아도 거짓말하고, 전날 국방부에서 대통령한테 보고를 했다면 그것이 이슈"라며 "대통령께서 이건 국민들이 얼마나 불안했고, 우리가 숨긴 게 말이 안 된다, 그것을 질책하고 발표를 했어야 된다"고 재차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