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노조 "강석훈 회장, 일방적이고 불법적으로 부산 이전 졸속 추진해"
이전준비단 설치·부산 이전·임원 직무해태 등 국민감청구 사유로 들어
노조, 지난해 6월 강 회장 취임 후 계속 '본점 부산 이전 반대' 집회 열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이 지난해 11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산업은행 이전을 시도하는 이사회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은 노조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석훈 회장의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부산 이전 졸속추진에 대해 감사원은 감사 실시를 결정하고 조속히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절차를 위반한 이전준비단 설치 △법률을 위반한 본점 부서 부산 이전 △이전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임원 직무해태 등 공공기관 사무처리 △이전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예산 낭비 △부산 집무실 설치 및 출장비 부당 수령 등을 국민감사청구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강 회장은 지난해 11월 29일 이사회를 열어 서울 본점의 ‘중소중견부문’의 명칭을 ‘지역성장부분으로 변경 후 부산 이전, ‘동남권 투자금융센터 신설’, 부산 ‘해양산업금융본부 산하에 해양산업금융2실 신설‘ 등 조직개편안을 의결했다. 직원 반대 속에서 부산지역 영업조직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관철시킨 것이다.
이에 산은 노조와 직원들은 조직개편안의 핵심내용이 동남권 영업조직 확대인 만큼 본점 부산 이전을 본격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강력 반발했다. 앞서 산은 노조와 직원들은 이사회 개최 직전 이틀간 대규모 규탄 시위를 벌였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 및 산업은행 부산이전, 시민 대토론회' 참석해 산업은행 이전 현황을 설명하고, 이전에 따른 부산금융중심지 육성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강 회장은 또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서도 ‘국가경제의 지속 발전을 위한 지역 성장’ 관점에서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 혁신을 견인하기 위해 새로운 조직 체계를 갖춘 만큼 제조업 중심의 지역 산업을 신산업으로 변모시키고 벤처투자 플랫폼을 십분 활용하여 취약한 지역 벤처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를 위해 "앞으로 수도권과 동남권을 국가성장의 양대 축으로 삼고 그밖에 소외된 지역까지 세심히 살펴 어느 한쪽으로도 기울지 않은 ‘균형 잡힌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점 부산이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됐다.
한편 산은 노조에 따르면, 본점 이전 추진 과정에서 이전준비단에 상근으로 인사발령을 받은 직원 중 휴직을 선택한 직원도 다수 있고, 자발적 퇴사자도 지난해 93명에 달한다. 이는 예년의 두 배가 넘는 수다.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내부 인사가 마무리되면 본점 해양금융 조직과 해운 관련 여신을 취급하는 부서 담당자 중에서도 추가 이탈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산은 노조는 작년 6월 강 회장 취임 후 본점 로비에서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집회를 이어왔다. 이번 국민감사 청구를 기점으로 법률적 대응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