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北연계 지하조직 각지에…국정원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철회돼야"

국민의힘은 12일 "국정원의 대공 업무기능과 노하우를 이유 없이 사장할 수 없다"며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관 문제는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간첩은 국정원이 잡는 게 맞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비대위원장은 "간첩단 '자주통일 민중전위' 활동이 제주도뿐만 아니라 창원·전주·진주 등에서도 포착됐다. 북한의 지령을 받는 반(反)국가단체가 전국적으로 결성돼 있지 않을까 소름이 돋을 지경"이라며 최근 북한 연계 지하조직이 전국 각지에 분포, 결성된 정황을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는 상황을 언급했다.

국정원은 이들 지역별 지하 조직들이 각 지역 정치·사회 단체나 건설·화물 등 부문별 노조에 침투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안보구멍이 뚫린 사이 진보정당 간부는 앙코르와트에서 북한 대남 공작원 앞에서 조국통일 위업을 위한 충성맹세를 했다"며 "국회 내부에도 간첩은 침투했었다. 국회의원 전 보좌관 1명이 서울 시내에서 북한의 난수표(암호문)를 이용하여 보고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북한은 간첩단에게 문재인 정권 때는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지시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진보 촛불세력과 연대하여 반정부 투쟁에 나서라는 지령을 내렸다. 북한의 공작 지도부의 지령을 실행했다고 보고까지 했다고 한다"며 "한마디로 나라 안보가 거의 무너질 것이라는 아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은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냐'는 자세로 국정을 운영해 왔다"며 "문재인 정권은 적폐청산을 하겠다며 국정원에 대공수사기능을 폐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년 1월이면 국정원 대공수사권은 완전히 경찰로 이관되는데 이 방침은 철회해야 한다"며 "간첩단을 일망타진하려면 국정원 베테랑 대공수사요원의 역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오랜 노하우와 전문성을 가진 대공 조직이 살아 있어야 북한의 단속 활동과 체제 전복 기도를 막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간첩은 언제나 음지에서 암약하는 만큼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국정원의 대공수사 기능을 원상회복시키고 구멍 뚫린 곳은 없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대공수사권이 국정원에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내 평소 소신"이라면서 "대공수사권이 아무런 대책 없이 경찰로 이관되는 것은 우리 스스로 대간첩작전 무장해제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에서도 대공수사권 이관 문제에 대해서는 원점에서 깊이 있게 논의해주길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