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尹·김건희에 직격 "檢 출석 불응, 체포영장 청구 마땅…尹사단으로 檢 큰 피해"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17일 라디오 방송에 처음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김건희 여사를 향해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자신에게 '검찰 황태자'라는 평가가 있었던 것에 대해 "오히려 전 정부에서 고검장을 패싱하고 검찰총장으로 직행한 윤석열 총장이 최고의 황태자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관련 김건희 여사의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해 "원칙대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 전 지검장은 이날 KBS1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자기 측근이 관련된 수사를 하는 지검장에게 전화해서 막말한 사람"이라며 이같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최근 윤 대통령이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대통령 가족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몇 년이 넘도록 처와 처가에 대해 뭐라도 잡아내기 위해 수사지휘권 배제라는 식의 망신까지 줘가며 수사를 진행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이 전 지검장은 "윤석열 전 총장은 자기의 측근이 관련된 수사를 하는 지검장에게 전화해서 막말한 사람이다. 실질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

이어 "윤 전 총장 본인도 가족 비리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메시지나 지침을 줬다는 기억이 저는 전혀 없다"며 "또 대검에서 장모 관련 사건 대응 문건을 만들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중앙지검장으로서 윤 총장한테 막말을 들은 사람"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당시 총장이 현직으로 있는 상황에서 검사들이 가족 수사에 엄청난 심리적 부담을 느꼈다. 심지어 총장 이후 10원 한 장 피해 준 적이 없다는 말이 보도됐을 때도 수사 검사나 공판 검사는 심대하고 심각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적어도 윤석열 가족 사건은 추미애 장관이 수사 지휘 배제를 하지 않다 하더라도 본인 또는 본인 가족에 대한 수사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16일 이 전 지검장은 윤 전 총장 징계 과정에서 통화내역 등 수사 기록을 전달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됐을 때 입장문을 내고 "2020년 4월 29일 무렵 제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채널A 사건 관련자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 윤석열 전 총장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와 '네가 눈에 뵈는 게 없냐'고 거침없는 말을 쏟아내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도 이 전 지검장은 "저도 심한 모멸감을 느꼈지만,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 채널A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팀은 얼마나 충격을 받았겠나"며 "지난해 5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다. 윤 전 총장이 한동훈 전 검사장에 대한 채널A 감찰 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이 다리를 책장에 얻어 놓고 '보고서 저리 두고 가'라고 말하고 압수수색 하겠다고 하자 격분하면서 '뭐? 쇼하지 마라'고 말했고 인권부와 병행 조사하겠다고 하자 '뭐, 병행?'이라고 되물으며 갑자기 자리에서 나와서 위협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고 되짚었다.

이 전 지검장은 당시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사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에서 면직 이상의 중대 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가 정당하다고 명확히 판결했다. 면직이라는 말은 그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맞다는 의미"라며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채널A 사건 수사 및 감찰 방해했다든가 또 판사 사찰 문건 전달했다는 얘기로 중대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되고 이 중대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대통령이 된 셈"이라고 답했다.

현직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소신 발언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검찰총장의 직위에 있던 사람이 퇴임 직후에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검찰 조직 전체의 신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며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징계 관련 사건에서 1심에서 패소했음에도 당연히 항소심은 법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면 되는 것인데 가장 보복 수사라고 비판을 많이 받는 이 수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진실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려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 도이치모터스 관련 김건희 소환은? "檢 출석 요구 불응하면 체포영장 청구가 마땅"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된 정황이 재판에서 나오고 있는데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이 전 지검장은 원칙대로 법적인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 전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그 대선 전에 김 여사에 대해서 소환을 통보했고, 김 여사가 소환에 불응했다고 보도됐다"며 "또 대선 전에는 대선을 이유로, 대선 후에는 별다른 이유 없이 소환에 불응했다고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간단하다"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검찰 출석 요구에 불응한 사람이 있다면 원칙대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 "검찰 조직에 패거리 문화 자리잡으면, '어떤 목적' 위한 수사하게 돼"

특히 이 전 지검장은 "윤석열 라인이니 윤석열 사단이니 이런 검사들 때문에 검찰이 큰 피해를 입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검찰 조직에 질서가 없는 패거리 문화가 자리잡게 되면 견제와 균형에 따른 결정을 할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조직은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된다. 결국 국민을 위한 수사가 아니라 어떤 목적을 위한 수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른바 친윤(親尹) 검사들은 민생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보복 수사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많다"며 "이런 검사들에게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한 수사가 아니라 과연 국민을 위한 수사를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검찰 조직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과거에는 검찰이 정권의 눈치를 볼 때도 최소한의 규정을 맞추려는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정부에서 출범 6개월 만에 청와대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 않나. 지금 검찰이 대통령실에 대해서 수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며 "검사가 수사를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라고 말한 분이 윤 전 총장이다. 그런데 지금 검찰이 하는 수사에 대해서 보복 수사라는 비판이 참 많아 안타깝다"고 재차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지금 검찰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로 수사권을 절제하고 균형 있게 수사해서 살아 있는 사람을 죽이는 수사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수사를 해서 검찰이 정말 신뢰의 길로 나가야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