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키이우 외곽 헬기 추락, 내무장관 포함 최소 14명 사망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에 헬리콥터가 추락해 내무장관을 비롯해 최소 1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8일(현지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키이우 북동부 외곽의 브로바리 지역에 국가 비상 서비스 소속 헬기가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과 예브헤니 에닌 내무부 1차관을 비롯해 내무부 관료 5명, 경찰 관료 1명, 승무원 3명 등 9명이 사망했고, 추락 후 유치원 및 주거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어린이 1명을 포함해 5명이 사망했다.

또한 어린이 11명 등 25명이 다쳤으며, 이들 중 다수가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헬기가 주거 단지의 유치원 근처에 떨어지면서 등원하던 어린이와 부모, 유치원 직원들이 다수 희생됐다. 당국은 사고 초기 사망자가 어린이 4명 포함 18명, 부상자가 30명에 이른다고 밝혔으나 추후 이를 정정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들 일행이 전방으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전했고, 경찰은 목적지가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이었다고 밝혔다.

사고 기종은 프랑스제 유로콥터 EC225 '슈퍼 퓨마'였다.

로이터 통신은 모나스티르스키 장관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사망한 최고위 관료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사고 발생 당시, 해당 지역에 러시아군의 공격이 있었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도 헬기 추락과 관련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정보국(SBU)은 기체 이상, 안전수칙 위반, 사보타주(비밀 파괴공작)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끔찍한 비극이 일어났다.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SBU에 즉각 사고 경위를 수사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이날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도 "헬기 추락이 단순 사고이길 바라지만, 우크라이나의 현실은 매일 이런 안전 위협 속에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오늘 아침 우크라이나에서 비극적인 헬기 추락 사고가 일어났다"며 "모나스티르스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과 고위 관료,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사망자와 그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나스티르스키 장관과 그의 동료들은 러시아 침략에 대한 방어와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 수호에 힘써왔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이 비극적인 사태에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번 사고로 우크라이나 내무장관과 차관을 비롯해 우리가 매우 긴밀히 협력해 온 동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국민과 함께 그들을 애도하고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다시 전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번 사고는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가 치르는 막대한 대가를 보여준다"며 "우리의 마음은 희생자 유족과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한다"고 애도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우리는 비극적인 사고로 슬픔에 잠긴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며 "모나스티르스키 장관은 EU의 훌륭한 친구였다. 희생자 유족, 젤렌스키 대통령, 데니스 슈미할 총리, 우크라이나 국민에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보르게 브렌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수석 이사는 회의에 앞서 15초간 묵념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