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당대표 출마에 尹대통령 '반대 안 한다'는 신호 먼저 얻고 싶었던 것"
"대통령실 羅 출마 반대 이유…여론조사 1위라고 직 버리면 신뢰 깨는 것"
"羅, 정치인으로서 완전히 매장할 정도로 잘못 많이 한 것은 아냐"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당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반윤 꼬리표를 달고 잠행에 돌입한 가운데 "나 전 의원이 지금 인간적으로 굉장히 힘들 거다. 멘붕일 것"이라며 "대통령이 자른 건데 자기가 대통령에게 찍힌 걸 몰라서 전략적 판단을 잘못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은 중간에 비서실장이나 수석 등이 왜곡된 정보를 알려서 자기가 잘린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생각한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 의원은 "나 의원이 전략적 판단을 잘못한 게 계속 당대표 출마하는데 대통령이 반대 안 한다는 신호를 먼저 얻고 싶었던 것"이라며 "나경원 전 의원 입장에서는 먼저 출마를 먼저 하고 나중에 자기가 '우리 당에 필수재다', '꼭 필요한 사람이다' 인정받는 '선 출마, 후 인정' 이렇게 갔어야 되는데 출마 타이밍을 놓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런데 대통령 입장에서 기분이 나쁠 것이다. '내가 바보냐', '없는 잘못으로 내가 잘랐겠느냐', 이렇게 해서 다시 대통령 비서실장 통해서 '경질된 게 맞다' 이렇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출마선언) 다음부터 뭐라 그러면 전당대회 개입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대통령실로부터 자기의 활동 반경이 분리될 수 있었는데, 오히려 출마선언을 늦추면서 또 장관급에 해당하는 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실에서 개입할 수 있는 큰 구멍을 열어놨던 게 굉장히 큰 오판이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우리 당의 분위기가 나경원 아지매 이런 분위기"라며 "나경원이라는 한 정치인에 대한 평가를 객관적으로 좀 봤으면 좋겠다. 2004년 첫 국회의원이 됐는데 20년 정치인생에서 나경원 공이 과보다는 훨씬 더 많지 않나. 우리 당 출마했던 사람 중 나경원 지지유세 한번 도움을 안 받아본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나경원이라는 정치인을 완전히 매장할 정도로 잘못을 그렇게 많이 했나.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숨 쉴 여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은 출마 안 하면 정치인생이 굉장히 힘들어질 것"이라며 "유일하게 정치적 활로는 그래도 자기는 '우리 당에서 필요한 사람이다', 자기의 존재가치를 당원들 힘으로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왜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에 대해 출마를 극도로 반대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어쨌든 정부직을 두 개나 준 것 아닌가. 그러면 좀 꾸준히 해야 된다. 여론조사 많이 나온다고 (직을) 버리면 나에 대한 신뢰를 깨는 게 아니냐"며 "대통령께서 임명한 사람들이 다 그처럼 하면 정부 운영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