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BS 김현정의 뉴스쇼]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 발언이 해프닝을 넘어 외교 갈등으로 비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총리급 특사를 파견 해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0일 성공회대 이슬람 문화연구소 이희수 석좌 교수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노력으로 아마 총리급 정도는 가야 되지 않겠느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 말 한마디로 외교부가 지금 안타까움이 많이 큰데 명백한 발언 실수를 넘어서 사실은 이란과 아랍에미리트가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어 가는 그 시점이었다”며 “그런 면에서 그 발언의 의도 여부와 상관없이 어떤 오히려 적대관계를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와서 당사자인 이란은 물론 오히려 방문국인 아랍에미리트나 주변국들도 지금 당황하고 약간 불편함을 주는 그런 형국으로 와버렸고 현재 저는 터키 이스탄불에 와 있습니다만 현지 분위기를 보면 당사자인 이란을 제외하고 알자지라나 다른 현지 매체들은 크게 다루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실관계만 보도하는 정도인데 당연히 당사자인 이란은 카이안이나 이란 인터내셔널 프레스TV 모든 매체들을 봐도 정부 입장보다는 훨씬 강경한 논조를 쏟아내고 있고 심지어 카이안지 같은 것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의 통행 차단도 가능하다, 이런 주장을 할 정도로 우리의 생각하고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사실 이란에게 한국은 최고의 나라였다”며 “발전의 롤 모델이었고 또 한류가 가장 인기 있는 지역, 우리가 믿었던 한국이 일국의 대표자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어떤 지도자도 명시적으로 아랍의 적으로 이란을 표현한 적은 없었고 최초의 일이었다”며 “그래서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달리 이란 국민들이 갖고 있는 당황함과 분노는 훨씬 크다는걸 우리가 유념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는 지금 이란에게 생존적 파트너로 경제제재에서 두바이를 중심으로 거의 모든 대외가 아랍에미리트에서 이루어지면서 이란은 고립이 강화될수록 아랍에미리트에 대한 집착과 관계 개선이 절실한 시점에 굉장히 어떤 생존적인 전략에 걸림돌이 되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버린 것”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지금 서울 한복판에 대사급, 이란 대사관이 있고 우리 테헤란에도 한국 대사관이 있다”며 “이런 관계를 우리가 우방이라고 하고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우리에게 중요하지만 경제적으로 중동에서 가장 오랜 외교관계를 갖고 있는 나라가 이란이고 우리가 오늘 정말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에 올라선 초기에 중동 진출했던 최초의 나라가 이란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위 말하는 석유 나는 산유국 여섯 나라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인구 다 합해봐야 이란 인구 반도 안 되며는 그러니까 어마어마한 미래의 잠재적 시장”이라며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도 이란을 적으로 버리는 것보다는 서방 협력 체제 속에 끌어들여서 윈윈하겠다는 전략을 썼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란을 어떤 악당국가다, 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우리의 미래 전략을 위해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굉장히 안일한 정말 답답한 안타까운 그런 발언이고 양국관계가 외교관계가 수립돼 있고 가장 좋은 역할을 했고 실제로 우리의 원유를 지금까지 두 번째 많은 원유를 이란에 의존해 왔는데 일시적인 이란과 미국의 갈등 관계 때문에 우리가 한미동맹의 축 속에서 이란을 적으로 버리고 악당 국가로 표현한다는 것은 정말 지도자로서는 수긍하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초기 대응을 잘못했기 때문에 지금 우리도 어떤 세계가 지켜보는 국격 있는 나라인데 지금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이 명시적으로 사과를 할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정말 안타깝게 초기 대응을 놓쳐서 더 어려운 상황인데 문제는 앞으로 이걸 명시적인 사과를 못 한다면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건가, 여기에 대한 우리가 고민을 해야 되겠다”며 “저는 개인적인 걱정은 대통령실의 외교 안보라인의 핵심 인사들이 이란이 갖고 있는 인식이 오히려 악당 국가나 적 정도는 아니지만 부정적인 생각이 아닌가, 그것이 바로 대통령에게 투영되니까 대통령께서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사실 우리 대통령을 지키고 있는 외교 안보라인의 어떤 점검도 쇄신도 이 시점에서는 필요해 보이고 굳이 그 지역을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 몇 가지 제안을 한다면 지금 이 사태를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이란 관계에서 가장 큰 현안이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동결돼 있는 8조 6000억 규모의 동결자금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이란에 돌려주는 노력을 하는가, 그거는 미국과의 진정성이 있는 설득의 과정이고 그 모든 것을 투명하게 이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접경인 것 같고 두 번째는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노력, 동시에 비정치적인 공공외교나 민간 지원 확대 등을 통해서 이란 사람들이 가시적으로 인정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시장 관리 전략, 민간적인 접촉, 이런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직접 가기는 어려울 거고 아마 총리급 정도는 가야 되지 않겠느냐”라며 “왜냐하면 바로 직전 우리 대통령이 또 국빈 방문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사실 총리 정도로 가도 우리 국격에 큰 손상이 안 되는 것 같고 또 이란은 정말 중요한 나라이고 미래 가치 그런 면에서 어떤 미래의 전략을 하부 구조를 다진다는 면에서도 가장 최고위급 인사가 가면 갈수록 더 좋겠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믿었던 한국의 대통령이 지금까지 어떤 대통령도 그런 표현을 하지 않는데 명시적으로 아랍에미리트의 적으로 명시한 데 대해서 이란 국민들도 상당히 당황하고 지금까지 없었던 분위기에서 분노를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UAE를 국빈방문 중이던 윤 대통령은 ‘아크부대’ 파병 장병들을 격려하는 연설 도중에 "아랍에미리트는 우리의 형제국"이라며 "아랍에미리트의 적,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라고 말했다.
직후 대통령실과 외교부 등은 "장병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에서 한 발언이었고 한-이란 양자관계와 무관하다"라고 설명했지만 이란 외무부는 불쾌함을 드러내며 "양국의 긍정적 정세 변화를 모르는 발언"이라며 "윤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17일 이란 외교부는 윤강현 주이란대사를 초치해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항의했고 19일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은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를 초치해 한-이란 관계 등 이란의 국제 관계와는 무관하다는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