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부의 긴급 '난방비 지원 확대' 방안, '면피성' 대책…추가 대책 선 그어"
"중산층도 난방비 폭탄 피해 커…에너지 물가 서민 대책이라기엔 부족"
"난방비 폭탄, 국가의 '무능'과 '무의지' 결과…與, 국민 고통까지 정쟁으로 '물타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정부가 이날 난방비 폭탄에 따른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대책으로 내놓은 '에너지 바우처 지원 확대'에 대해 "대다수 국민을 위한 대책은 빠진 반쪽짜리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난방비 폭탄' 사태에 정부가 서둘러 취약계층의 난방비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에너지 가격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며 '그 과정에서 국민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추가 대책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며 "이런 식이라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면피성 대책에 불과하다. 국민 부담을 정부가 나눠지지 않겠다면 정부는 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급등한 난방비와 공공요금 폭탄으로 취약계층은 물론이고 서민들의 근심은 나날이 깊어 가는데 정부는 해결 의지가 없다니 참담하다"며 "고통받고 있는 대다수 국민을 위한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난방비 절감 대책' 관련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겨울 취약계층 난방지 지원 확대를 위해 에너지 바우처 지원 확대와 가스공사의 도시가스 요금 할인폭을 2배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난방비 인상 요인에 대해선 몇 년 동안 요금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억제해왔고, 2021년 하반기부터 국제 천연가스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난방비 인상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21년 대비 22년 주택용 가스요금이 미국은 3.3배, 영국 2.6배, 독일 3.6배로 인상된 데 비해, 우리의 경우 23%~60% 수준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 에너지 가격 현실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 부담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산층도 난방비 폭탄의 피해가 크다"며 "그것(정부 대책)만으로는 에너지 물가 서민 대책이라고 하기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원 대상이 저소득층에만 집중된 점을 짚으며 '보편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최상목 경제수석이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몇 년간 인상 요인에도 요금 인상을 억제해왔다'며 난방비 인상 요인을 지목한 데 대해 원내 관계자는 오로지 전 정부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내 관계자는 "동절기 (난방비 인상) 대비는 현 정부가 해야 할 일이었다. 국제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이 오르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데도 손 놓고 있지 않았냐"며 "2월 임시회 때 관련 상임위에서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 "난방비 폭탄, 국가의 '무능'과 '무의지' 결과…與, 국민 고통까지 정쟁으로 '물타기'"
또한 민주당은 난방비 폭등과 사전 대책 마련이 부재했다며 정부 책임론을 강조하는 반면 7조원 규모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 지급안을 제시해 '대안 야당'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오 원내대변인은 "더 한심한 것은 여당"이라며 "국민의 고통까지 정쟁으로 물 타기 하려는 국민의힘의 파렴치한 행태에 기가 막힐 뿐"이라고 여당을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오 원내대변인은 "여당 정책위의장이라는 사람이 '난방비 폭탄'의 책임을 전 정부에 떠넘기는 것도 부족해서 야당 대표를 걸고 넘어졌다"며 "이재명 대표와 난방비 폭탄이 대체 무슨 상관이 있나. 야당 대표가 난방비 폭탄을 지적하는 것도 방탄이라고 우기고 있으니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다. '정책위의장'이 아니라 '정쟁위의장'인 것 같다"고 성일종 정책위의장을 직격했다.
이어 주호영 원내대표를 겨냥해 "주 원내대표도 '포퓰리즘 폭탄의 대가를 우리가 치른다'라며 전 정부를 성토했다. 전 정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비해 미리 가스요금을 대폭 올려놨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난방비 폭탄은 국가의 역할을 포기한 무능과 무의지의 결과다. 국민의힘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 모든 게 전 정부 잘못이고 나는 모르겠다'고 하니 이렇게 편하게 여당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처음 본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부여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남 탓이 아니라 대책을 내놓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남 탓할 시간에 하루하루 힘겨워지는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책임 있는 자세와 실질적인 대책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7조2천억원 규모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 지급안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다시 중앙정부에 약 7.2조원 정도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기존의 핀셋 물가지원금이라는 5조원을 조금 바꿔서 제안 드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지원금 재원 확보를 위해 에너지 관련 기업들에 '횡재세' 개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현행 석유사업법 18조에 따라 국제 유가의 등락 과정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산업부 장관이 부과금을 거둬 에너지 취약계층에 쓸 수 있다"며 "정부는 적극적으로 정유사의 초과 이익을 에너지바우처 기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