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LNG 가격 하향 안정세여서 가스비 상승 요인 없었다"
"2021년 가스비 상승하자 저렴한 산업용 먼저 가격인상 조정"
"지난해 4월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적 계산에 의해 43전만 인상"
◆…사진: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캡처
'난방비 폭탄'을 두고 여야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공공요금을 적절하게 인상하지 않았던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가스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원가가 10배 이상 올랐는데도 가스공사의 요금 인상 요청을 여덟 차례나 묵살해 공급가격을 통제했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2020년 말부터 1년 동안 LNG(액화 천연가스) 가격이 3배 가까이 급등했는데도 2020년 7월 문재인 정부는 오히려 가스 요금을 11.2% 인하했다”며 "가스 요금을 조금 올리면 사용량이 줄어드는 길항작용이 있어야 하는데 지난 정권이 인기영합 정책으로 손 놓고 있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26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여당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굉장히 잘못된 정보들이 유포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 탓, 원전 탓으로 돌리고 있는데,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 교수는 "가스비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제 천연가스 시장의 가격과 환율이 영향을 미친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서 2020년 코로나 발발로 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환율이 일시적으로 상승을 한 적은 있었다. 그때 LNG 가격이 2달러가 붕괴됐다. 가격 상승 요인이 상쇄돼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LNG 가격이 폭등했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가 가격을 억제했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냐"라는 김어준의 질문에 최 교수는 “LNG 가격이 하향 안정 추세에 있이서 가스비를 올릴 요인이 없었다”고 답했다.
최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부터 보복소비가 살아나면서 가스비가 좀 올라가기 시작하다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월 사이 LNG 가격이 다시 내려갔다. 이후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폭등했다는 것이다.
그는 "2021년 가스비가 올라가기 시작하자 산업용을 먼저 조정했다. 왜냐하면 산업용이 주택용보다 가격이 더 낮아서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선거 이후 4,5,6,10월에 걸쳐 4차례나 가스 요금을 인상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지난해 4월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계산에 의해 43전만 올렸다고 주장했다. 당시 LNG 가격과 환율이 폭등해서 가격인상 요인이 생겼는데도 지방선거를 의식해서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12월에 와서 갑자기 5원을 한꺼번에 올려버린 바람에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은 2배 이상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LNG 가격이 가장 최고치였던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도 6%밖에 안 올렸고, 금융위기가 터진 이명박 정부에서도 7.8%밖에 안 올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꺼번에 43%를 올려, 국민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도시가스요금은 메가줄(MJ)당 14.22원이었으나, 지난해 10월부터 19.69원으로 5.47원 인상돼 네차례에 걸쳐 38.4% 올랐다. 도시가스 요금은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한국가스공사가 도매요금을 책정한 뒤 각 시·도가 공급비용을 감안해 소매요금을 결정한다. 다만 최 교수가 언급한 '43% 인상'은 도매가격인지, 소비자가격 상승분인지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 교수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정부가 가스비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제때 올리지 않다가 환율이 큰 폭으로 폭등하면서 LNG 수입 가격에 부담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시가스는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요금인상을) 분산시키고 취약계층을 빨리 지원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