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이나 불량 셀 등 재활용
SNE리서치, 2040년 87조원, 2050년 600조원 규모로 급성장
EU ‘배터리 여권'·미국 'IRA'...핵심 광물 일정 수준 재활용 의무
◆…인도 뉴델리 외곽의 가지아바드에 있는 ACE 그린 재활용회사에서 자동차 배터리를 분해하여 납을 추출하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전기차 시장 급성장으로 폐배터리 양이 크게 늘어나면서 폐배터리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사들도 미래 먹거리로 폐배터리 산업을 점찍으면서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통상 전기차 배터리 성능이 70~80% 이하로 떨어지면 폐배터리로 분류된다. 폐배터리 사업은 재활용(Recycle)과 재사용(Reuse)으로 나뉜다. 재활용은 폐배터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소재·광물 등을 추출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값비싼 원료의 재료확보 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된다. 재사용은 전기차에서 사용되던 배터리를 ESS(에너지 저장 장치) 등 다른 용도로 다시 사용하는 방식이다.
폐배터리 관련 업체는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량품이나 불량 셀 등을 재활용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4000억원 규모였던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25년 3조원, 2030년 12조원, 2040년 87조원, 2050년 6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대 중후반부터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2030년 이후 폐배터리 시장이 가파른 성장 속도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핵심 광물을 일정 수준 재활용하도록 의무화하거나 권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내놓았다.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배터리 여권'은 배터리의 생산·이용·폐기·재사용·재활용 등 배터리의 생애주기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는 개방형 전자시스템이다.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도 충족해야 한다. 2025년까지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코발트와 구리, 납, 니켈의 90%, 리튬의 35% 이상의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야 한다.
미국은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육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2019년 이후 배터리 재활용 인프라에 205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지난해 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에 6000만달러(약 76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도 폐배터리 산업의 성장을 부추기고 있다. IRA는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공급망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재활용 산업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폐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과 함께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업체인 리사이클(Li-Cycle) 지분을 3.04% 확보해 니켈 2만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포스코와 중국 화유코발트가 65대 35로 투자한 합작 법인 '포스코HY클린메탈'도 재활용 사업에 나서고 있다. 니켈함량이 80%이상인 하이니켈 NCM 양극재에 들어가는 니켈, 코발트, 망간을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추출해 다시 양극재 소재로 공급하는 재활용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SK온은 포드와의 미국 현지 합작법인 블루오벌SK 배터리 공장에서 나오는 폐배터리를 현지 재활용업체 레드우드 머티리얼즈를 통해 다시 제품 생산에 재활용할 계획이다. 삼성SDI도 지난 2020년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2021년 천안 및 울산사업장 공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 순환체계를 구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