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자, 의무적으로 손해배상책임 보험보증(공제)에 가입
다른 중개사고로 이미 보증한도 2억원 초과시 보상액 없어
공인중개사협회, 임대차 계약서에 '전세사기 방지' 특약 사항 신설
원희룡 "전수조사를 통해 악질 중개사 반드시 찾아내 시장서 퇴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찾아 전세사기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원희룡 장관 페이스북 캡처
#.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 전세보증금을 잃게 된 세입자에게 ‘깡통전세’ 위험성 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공인중개사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공인중개사와 서울보증보험이 공동으로 세입자에게 보증금 1억원의 40％에 해당하는 4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전세사기 사건이 늘어나면서 이를 중개한 공인중개사도 중개 물건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법은 중개업자에게 의무적으로 손해배상책임 보험보증(공제)에 가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개업자가 금전적인 능력이 없거나 고의로 피해보상을 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다. 개인 중개업소 손해배상 책임 한도는 2억원(법인 4억원)이다.
그러나 '부동산 공제 증서'에 적힌 보장액은 한 건당 보증한도가 아니라 1년 동안 중개업소에서 발생한 모든 거래를 기준으로 한다. 가령 중개업소에서 다른 중개사고로 이미 보증한도 2억원을 초과했다면 피해가 발생해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설사 중개사고가 1건이라해도 소송을 통해 인정된 중개업자의 과실에 대해서만 배상금이 결정된다. 다만 임차인에 대한 중개인의 설명 의무를 다했는지에 대해서는 중개인이 입증해야 한다.
◆…서울 관악구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열린 '국민 재산 보호를 위한 전제사기 예방 및 근절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1.11 사진:연합뉴스
이에 전문자격사 법정 단체인 중개사협회는 지난 12일 주택 임대차 계약서에 전세 사기 방지를 위한 특약 사항 5가지를 넣기로 했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은 날의 다음 날까지 임차주택에 대한 저당권 등 담보권 설정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임대인은 국세·지방세 체납, 근저당권 이자 체납 사실이 없음을 고지함’이라는 특약도 신설됐다. 임대인이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국세·지방세 체납 사실이 확인되면 임차인은 해당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이 경우 별도의 손해배상 없이 임대인에게 수수된 금품은 원금으로 임차인에게 반환하도록 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종혁 공인중개사협회 회장은 “강화된 윤리 교육과 전세사기 방지 교육 등 내부 자정 활동과 제도적 장치 마련을 통해 국민재산권 보호를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일부 중개사들이 전세사기에 가담하고도 버젓이 중개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전세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개사를 전수조사해서 악질 중개사를 반드시 찾아내, 시장에서 퇴출 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원 장관은 29일 페이스북에 "전세사기 알선 중개사가 여전히 영업 중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현장을 찾았다.정말 뻔뻔하고 악질적"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전세 사기 근절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철저한 관리 감독 또한 필수적”이라며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누리고, 보험가입 의무는 외면하는 불량 등록임대사업자를 색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