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물량 대거 풀려도 집 살 때 아니다?... "한 분기는 관망해야"

2월 아파트 입주 물량, 전년 동월比 약 67% 증가

금리 인상과 대규모 공급이 겹쳐 전세 추가 하락 예상

"기초체력 부족한 실수요자 부채비율 경계해야"

오는 2월 전국에 대규모 입주 물량이 예고되면서,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조정받더라도,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한 분기 정도는 모니터링하면서 안정적으로 매매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난 30일 방영된 YTN 라디오 생생경제 '2월부터 전국 입주물량 67% 증가, 전셋값 더 떨어지나'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송 대표는 이날 2월 예정된 전국 입주 물량들에 대해 설명하며, 전년 동월 대비 약 67% 증가된 수치라고 전했다.

그는 "서울에 약 6300가구가 공급될 예정으로, 특히 강남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3300여 가구)와 흑석리버파크(1700여 가구)가 주목받고 있으며, 이외에도 판교나 화성, 인천과 같이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21년과 2022년까지 한 10만 여 가구 정도가 입주했던 것에 비해 올 상반기에는 약 15만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전년 동기 대비 약 37%정도 증가된 물량이다"라고 전했다.

송 대표는 전세 공급량도 늘어 전셋값 하락을 부추기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에 "입주 물량이 늘어났을 때 수요 대비했을 때 공급이 많다보니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데,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지금은 전세 물량뿐만 아니라 전세자금 대출을 활용한 전세로, 금리와의 연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물량 공급으로 전세가격은 불 보듯 뻔하지만, 금리 인상까지 더해져 급격한 하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공급 예정인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를 예로 들며 "현재 매매가가 18억 정도인데 전세 시세는 6억 5000만 원까지 밀렸다"고 전했다. 사실상 전세가율이 4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송 대표는 "강남과 같이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경우 2,3월이 지나고 이사철이 되면 이사철 특수로 전세 가격 상승을 기대했는데, 지금 금리 인상과 대규모 공급이 겹쳐 시장에서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분양 받고 집값이 더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있는 실수요자들에게도 조언했다.

그는 "실수요자는 분양 가격을 잘 모니터링해야 한다. 시세가 조정받는 지역이라면 최소 분양가가 시세보다 10-15% 정도는 낮아야 조정받는 가격에 방어하거나 상승했을 때 안전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초체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의 경우 부채비율을 높이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송 대표는 "추가 금리 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대출을 받으면 20-30년 정도의 상환기간을 버텨야 하는데 금리에 대한 압박으로 소비나 지출 여력이 줄어들면 장기간을 버티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실수요자의 매매 시점에 대해서도 시장이 반등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후에도 한 분기 정도는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PIR 지수가 현재 14 정도로 내 집 마련까지 14년 이상이 걸리는 상황이다. 그러면 주택가격이 조정받거나 소득이 증가해야 하는데 소득이 올라가는 것보다 가격 조정되는 것이 크다 보니 아무래도 주택 가격이 조정받는 국면 안에서 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PIR(price to income ratio)은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로 연평균소득을 반영한 특정 지역 또는 국가 평균수준의 주택을 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