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익 1조 6166억…일회성 비용 등 발목
생산·판매량 감소에도 단가상승에 외형 신기록
◆…현대제철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22년 4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제철 최근 6년 연간 영업실적. 2021년은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제철이 지난 2021년 10년 만에 업계 전반에 불어온 소위 '철강 슈퍼사이클'을 타고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던 것과 달리 작년엔 수요부진과 일회성 비용 등에 발목이 잡혀 최대 매출 경신에도 불구하고 이익 지표가 30% 이상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4분기엔 62일간 이어졌던 노조 파업 등의 여파에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됐던 2020년 초 이후 2년여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는 악재를 털어내고 생산 정상화에 돌입한 만큼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턴어라운드를 일궈낸다는 전략이다.
31일 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7조 3406억원, 영업이익 1조 6166억원, 당기순이익 1조 384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이 19.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3.9%, 31.0% 줄어든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5.9%로 전년도보다 4.8%p 하락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2조 8499억원으로 작성했던 최대 외형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하반기 태풍으로 인한 홍수 피해와 노조파업 여파 등으로 생산량이 줄고 전방 수요산업 둔화 등 시황 악화 본격화로 인해 판매량도 감소했으나 상반기까지 투입원가 상승분의 가격 반영이 이뤄지는 등 연간 평균 판매단가가 올라 1년 만에 최대 외형 기록을 재차 경신하게 됐다.
지난해 별도기준 연간 생산량은 1736만 8000톤으로 전년대비 5.8% 감소했으며 판매량도 1828만 7000톤으로 같은 기간 4.3% 줄었으나 별도 매출은 23조 6669억원으로 18.4% 늘어났다.
다만 하반기부터 나타난 실적 부진에 연간 이익도 뒷걸음질 쳤는데 4분기의 경우 연결기준 매출액 5조 9800억원, 영업손실 2759억원, 당기순손실 280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7.2%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전분기 비교 시에도 매출이 14.6% 감소했으며 이익 지표는 적자전환으로 기록됐다.
현대제철은 시황 하락과 함께 파업 장기화 등 일회성 요인으로 인해 4분기 부진이 나타난 만큼 올 1분기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회사측은 "4분기 적자는 시황 하락이 가장 큰 요인이고 62일 파업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 이에 따른 재고자산 단가 상승에 재고자산 평가손실 발생 등 일회성 요인이 주원인으로 꼽힌다"면서 "1분기엔 파업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생산 확대로 재고자산 평가손 부분의 해결이 이뤄지고 성과급 등의 지급시점도 이달이지만 지난해 반영된 만큼 1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완화와 중국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경기개선 기대감 등에 철강가격의 점진적 상승이 이뤄지고 있고 수요도 지난해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조금씩 개선될 전망인 만큼 실수요 위주 안정적인 판매물량을 확보하고 수익성 중심 손익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강판의 경우 국내 수요회복에 대응하고 해외 실수요 중심 판매 비중과 핫스탬핑강 등 전략강종 판매를 확대키로 했으며 건설 시장에서도 대형사를 중심으로 H 코어(CORE) 프리미엄 건설용 강재를 통한 핵심 고객 확대를 추진한다. 올해부터 시범 시행된 뒤 2026년 본격화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비해 전기로와 고로 동시 생산체제를 갖춘 강점을 활용해 탄소중립 대응 저탄소 제품 양산화에도 나선다.
또 올해 별도기준 목표 판매량은 1958만 6000톤으로 수립했다. 이는 지난해 1828만 7000톤 대비 7.1% 가량 늘어난 규모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더디며 경영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수익성 중심의 경영활동을 강화하고 재무 안정성 확보에 집중해 경영실적을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