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대상에 '경기도·성남시' 포함... '정치감사' 논란일 듯

올해 연간감사계획 및 ‘고위험 중점분야’ 20개 확정·발표

이전 정부 ‘수조원 적자 고용보험기금’과 ’그린스마트‘도 들여다봐

4대목표로 ‘건전재정-경제활력-민생안정-공직기강’ 내걸어

최달영 기조실장 “(표적감사 지적) 받아들이기 어렵다” 선 그어

감사원은 1일 건전한 국가 재정을 위해 재정관리제도를 점검하고 공기업의 해외사업 등 공공부문의 재무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재정건전성 정책에 발맞춰 각종 재정사업의 낭비 실태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을 중점 감사계획으로 세운 것이다.

감사원은 이날 2023년도 연간감사계획을 공개하면서 ‘건전재정’, ‘경제활력’, ‘민생안정’, ‘공직기강’ 등 4대 전략목표에 맞춰 감사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 실시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비롯해 수년째 적자인 고용보험기금 재정관리체계에 대한 감사는 물론, 경기도와 성남시도 감사 대상에 포함시켜 야권으로부터 또다시 ‘정치 감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지난 12일 감사위원회 의결을 마치고 확정한 ‘고위험 중점분야’ 20개를 최종 발표했다. 고위험 중점분야에는 ▲국가 재정지출 및 재정 건전성 ▲주요 연기금 등의 거버넌스 및 재무 건전성 ▲지방교육재정 수입·지출 구조조정 ▲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등이 포함됐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계획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국민의 시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감사원’이라는 비전을 구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대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증가, 재난·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 등을 반영해 건전하고 효율적인 국가재정 흐름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최근 정부의 건전재정에 대한 불신이 싹트고 있는 데 따른 국가 재정관리제도와 채무관리체계를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논란이 됐던 고용보험기금 실태와, ‘한국형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마련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도입 추진실태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을 주요 감사 대상에 포함해 ‘표적 감사’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최달영 감사원 기조실장은 “재정 건전성은 미래 세대를 보장하는 장기적 긴 호흡을 가지고 감사를 해야 한다”면서 “단기적인 정책 방향과 관계없이 감사원이 계속 주의를 기울이는 장기적 이슈로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앞서 지난 1월 2일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맞이 신년사에서 새해 감사원의 역점 추진 감사과제와 관련해 "내년도의 새로운 감사운영방향으로, 국가적으로 중요하고 시급한 분야에 감사역량을 '선택과 집중'해야 한다"면서 "재정의 효율성과 건전성을 지켜나가며 복지전달체계, 산업재해 예방 등 민생시책의 실효성을 높이는데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원장은 "위험의 중요도와 수준을 토대로 선정한 ‘고위험 중점분야’를 중심으로 장기적‧전략적 관점에서 감사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장동 사태' 진원지 경기도-성남시도 감사대상 포함... '정치감사' 논란 피하기 어려워

눈에 띄는 부분은 지방자치단체 등 28개 기관 정기 감사에는 경기도와 성남시가 포함된 점이다. 감사원은 서울시와 경기도 등 8개 광역지자체와 성남시 등 18개 기초지자체, 전북·세종 등 2개 교육청을 감사 대상에 포함했다.

경기도 감사는 2017년, 성남시 감사는 2010년이 마지막이었다. 두 기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체장을 지낸 곳으로 현재 대장동·백현동 개발 이슈가 불거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남북 협력 사업과 지역화폐 사업 등에서도 들여다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태원 참사 책임 소재 여부를 따지고 있는 서울 용산구와 ‘레고랜드 사태’ 발생 진원지인 강원도는 올해 감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교롭게도 이 두 곳의 단체장은 여당 소속이다.

최 실장은 “성남시는 장기간 감사가 되지 않아 13년 만에 실시한다”며 “통상 3~5년 업무 주기로 행정업무를 중심으로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 대상에는 경기도만 있는 게 아니고 서울·인천·울산·경기 등이 다 포함됐다”며 “(전 정부 표적 감사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감사원 대변인실도 이날 오후 문자 공지를 통해 기관 정기감사 대상기관 선정과 관련해 “2022년 하반기에 계획되었으나 취소된 후 2023년 연간 감사계획에 포함된 정기감사 대상기관은 관악구·도봉구·은평구·종로구, 경기도, 충청북도, 인천광역시, 울산광역시, 구미시, 한국도로공사, 법제처·법제연구원”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가 갑작스럽게 대상에 오르게 아니라는 해명이다.

감사원은 또한 재정사업의 낭비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 각종 재정사업의 운영·관리실태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아울러 경제 활력 회복과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감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소상공인·기업 지원사업의 효과를 점검하고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감사도 이뤄진다. 이를 위해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의 관리체계, 대학경쟁력 강화시책, 4차 산업혁명 대응 시책에 대해 종합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정거래, 세무, 금융감독 등 국민과 기업에 대한 권력적 행정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저해하거나 불필요한 규제를 양산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계획이다.

감사원은 안전과 민생시책, 공직기강 등에 대한 감사와 함께 일하는 공직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적극 행정을 지원하는 제도를 내실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