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만에 솔로몬제도에 대사관 재개설…태평양서 中 견제

미국이 호주 인근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에 30년 만에 대사관을 재개설했다고 국무부가 밝혔다. 솔로몬제도는 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로 미국의 이번 행보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국무부는 솔로몬제도 수도인 호니아라에 지난 1월 27일 자로 대사관을 다시 열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대사관을 다시 연 것은 양국 관계의 갱신, 양자 관계와 솔로몬제도 국민,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우리의 공약을 강조한다"며 "경제 개발, 코로나19 대응, 기후변화 대응 등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지속해서 강화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무부는 의회에 대사관 재개설 계획을 통보하며 옛 영사관 자리에 임시로 설치되는 대사관에 2명의 외교관과 5명의 현지 직원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러셀 코모 임시 대사 대리가 이끌 예정이다.

국무부는 당시 대사관 재개설 이유에 대해 "중국이 비용이 많이 드는 인프라를 위한 차관 제공 등과 같은 터무니없는 약속을 하는 익숙한 방식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솔로몬 제도의 정치 및 비즈니스 엘리트들과 교류를 모색하면서 미국과 솔로몬제도간 유대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증대하는 영향력에 대한 무게추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고 이 지역의 중요성에 상응하는 우리의 관여를 심화하기 위해 미국이 외교적으로 영구적으로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중국이 솔로몬제도에서 완전히 자리 잡기 전인 지금이 기회"라고 덧붙였다.

한편 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인 솔로몬 제도는 냉전 시대까지 지리적 이점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탈냉전이 진행되면서 미국은 1993년 대사관을 폐쇄했다.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미국의 봉쇄 정책 대응 차원에서 태평양 도서국과 관계를 강화하면서 솔로몬제도 등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중간 전략 경쟁의 무대가 됐다. 특히 솔로몬제도가 중국 해군 진출의 발판이 될 가능성이 있는 안보협정을 중국과 체결하면서 미국의 경각심이 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