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불만' 한해 1만여건…국세청장 "과세품질 높여라"

김창기 국세청장은 2일 올해 국세행정 운영방안과 관련해 "과세품질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수의 납세자가 불복에 제기하고 이 중에서 부실과세로 판명되는 사례가 늘고 만큼, 과세 신뢰도에 손상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청장은 이날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국세행정을 구현하는 것 역시 국세청의 본분이자 사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과세 전에는 더욱 세밀한 검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과세 후에는 정당한 과세 여부를 공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부과한 세금이 '부당하다'며 납세자가 불복을 제기한 건수는 1만여건에 달한다.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2021년 내국세 기준 납세자(개인·기업)가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한 건수는 9094건(이월사건 포함)으로, 이 중 6334건이 처리됐다. 이를 단순히 '세금 불만'이라고 치부하긴 어렵다. 납세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세금부과 취소를 내리는 사례인 인용률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재조사를 포함한 인용률은 43.2%로, 전년보다 11.8%포인트 올라갔다. 인용률이 상승했다는 것은 '부실한 과세가 많았다'는 식의 해석을 가능하게 만든다.

김 청장은 또 납세자의 권익보호를 언급하며 "납세자보호위원회 심의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고, 납세자의 권리구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개선 방안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세무조사 운용 방향성은 '신중'을 강조했다. 김 청장은 "올해 역시, 경제 여건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세무조사 규모를 작년보다 더욱 감축하고 간편조사 제도를 개선하는 등 위기 극복을 지원하기 위한 세심한 조사운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경쟁을 훼손하는 불공정 탈세, 국부를 유출하는 역외탈세, 민생밀접분야 탈세에는 조사역량을 집중해서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선 지방자치단체와의 합동수색, 정보교환 등 협조를 당부했다.

김 청장은 또 "수출과 투자를 촉진하고,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며 "각 관서에 '미래성장 세정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수출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세정지원을 실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직·인력 등에 대한 대수술도 예고했다. 김 청장은 "업무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며 "신설한 인사기획과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인력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우수 직원의 성장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