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차기 수장' 누가 될까?... 최종후보 오늘 확정될 듯

4명 후보 중 '내부' 이원덕 vs '외부' 임종룡 '2강구도 초접전' 양상

금융권 "잘 모르겠다", "내부출신이 돼야", "외부인사가 더 나아" 등 갈려

금융권은 물론 금융당국, 정치권까지 관심 쏠려... "매우 이례적"

우리금융그룹을 이끌어갈 차기 회장 최종 후보가 3일 확정될 예정이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오후 2차 후보군을 대상으로 심층면접, 후보별 맞춤 질문 등을 진행해 최종 후보를 선정하고 이를 바로 이사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이날 추천된 단독 후보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절차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손태승 현 회장의 임기는 3월 25일까지다.

최종 후보군에는 신현석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 4명(이름 가나다순)이 올라와있다.

금융권에서도 이날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 선정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손태승 현 회장의 거취문제와 우리은행 횡령사고 등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던 상황에서 향후 조직 정비는 물론 우리금융 경영 정상화를 이끌 역량과 추진력을 가진 인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전날까지도 어느 후보가 더 유리한지에 대해선 ‘모르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우리금융이 완전민영화가 이뤄진 만큼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 선임 관례가 세워져야한다는 주장과 우리금융이 현재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파벌에서 자유로운 외부 출신 인사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뉘고 있다.

후보 면접에 참여한 사외이사들도 개별 후보에 대한 의견을 서로 밝히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추위 관계자들은 다만 “모두 훌륭하신 분들”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이렇듯 우리금융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둘러싼 관심 증폭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의 관심도 한몫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은행은 국방보다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금융당국의 입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주인(대주주) 없는 회사’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이날 업무보고에 100여명의 금융관련 기관장과 금융계 인사가 참석했지만 우리금융 인사는 참석하지 않은 점에 우리금융과 같은 소유권이 없는 기업들을 지목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금융원에서는 4명의 후보 중 내부출신인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외부인사인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2파전’ 구도가 될 것이라는 게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행장은 우리금융의 전신인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중 한일은행 출신이다. 1990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해 우리은행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장,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수석부사장 등을 거친 전략통이다. 지난해 3월 우리은행장에 취임했다.

현재 우리금융 노조는 이 행장의 차기 회장 선임을 지지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출신보다는 내부인사가 선임돼 조직안정화와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부 출신인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임추위에 차기 회장 입후보 의사 전달하면서 과도기적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으로 우리금융을 이끌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하고 적임자가 ‘자신’이란 점을 강조했다고 전해졌다.

임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정통 관료 출신에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국무총리실장, 금융위원장을 지내며 금융산업과 정책 관련 경험과 전문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노조의 반대는 물론 외부 단체 등에서도 과거 실책 등을 이유로 우리금융 최고경영자로서 자질에 대한 강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이원덕 행장과 임종룡 전 위원장간 양강후보의 격돌이 예상되지만 의외의 변수로 다른 후보가 최종후보에 오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내부출신 후보인 신현석 우리아메리카은행장도 우리금융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내외부 신뢰도가 높다. 신 후보는 전 상업은행 출신으로 뉴욕지점 수석부지점장, LA지점장, 전략기획부장,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거쳐 우리피앤에스 대표를 지냈고, 이후 2020년 3월부터 우리아메리카은행을 이끌고 있다.

과거 은행 합병 때 합병실무위원으로 합병작업을 했고 민영화 때는 민영화 임원으로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추위의 2차 후보군 선정 시 높은 점수를 받은 것도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동연 우리 FIS 전 대표 역시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 후보는 역시 전신인 한일은행 출신이다. 입행 이후 전략기획단부장, 중소기업전략부장, 인사부장, 역삼역지점장, 강남교보타워지점장, 포스코금융센터장, 여신업무센터 본부장, 연금신탁사업단 상무,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개인그룹집행부행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특히 2018년 우리 FIS 대표일 때도 우리은행 최고정보책임자(CIO), IT그룹 집행부행장을 겸임할 정도로 IT분야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2020년 초 우리은행장 선임 시 이원덕 현 행장과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금융계는 물론, 정치권에서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우리금융 임추위의 이날 최종 후보 선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영화를 이룬 우리금융이 ‘관치 금융’의 선례를 남기는냐 아니면 내부 승계를 통한 조직 안정화의 기틀을 마련하느냐 갈림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