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원고가 주식회사 A 및 그 계열사의 임직원과 친인척 등의 명의로 A 등 주권상장법인의 주식을 보유한 사안에서, 피고가 원고의 차명주식 보유가 조세를 회피할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하여,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에 따라 차명주주들(명의수탁자들) 185명에게 1998년 내지 2012년 귀속 증여세(부당무신고가산세 및 납부불성실가산세 포함)를 과세하고, 원고를 명의수탁자들의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여 해당 증여세의 납부를 통지한 사안이다.
대상 판결은, 최초로 증여의제 대상이 되어 증여세가 과세되었거나 과세될 수 있는 명의신탁 주식의 매도대금으로 취득하여 다시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된 주식에 대하여는 그것이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과 시기상 또는 성질상 단절되어 별개의 새로운 명의신탁 주식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신탁 증여의제 증여세가 과세될 수 없다는 기존의 대법원 판결(2011두10232, 2012두5848)을 인용하며,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 대해 판단하였다.
즉 대상판결은, 명의신탁자가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하여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를 하였으나, 그 명의개서가 이루어지기 전에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매도하여 그 매도대금으로 해당 대출금을 변제한 경우에는, 기존 명의신탁 주식의 매도대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하여 다시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한 경우와 그 실질이 다르지 않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앞서 본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대상판결의 원심은 명의신탁자가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한 경우, 원칙적으로는 기존 명의신탁과는 별개의 새로운 명의신탁이 있는 것이므로 명의신탁 증여의제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으나, 예외적으로 새로운 주식에 관한 명의개서가 이루어지기 전에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매도하여 그 매도대금으로 해당 대출금을 변제한 경우에 한하여 새로운 증여세가 과세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대상판결도 이러한 원심의 판시를 수긍하였다.
결국 대상판결의 입장은 명의신탁자가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하였고, 명의개서가 이루어지기까지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매도하여 매도대금으로 해당 대출금을 변제하지 않은 경우에는, 새로 취득한 주식과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은 성질상 단절되어 별개의 새로운 명의신탁 주식에 해당하므로 새롭게 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예외적으로 신규 취득 주식의 명의개서 이전에 기존 명의신탁 주식의 매도대금으로 대출금을 변제한 경우에는 명의신탁 증여의제 증여세가 새롭게 과세될 수 없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이는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하여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를 한 경우에 있어서, 각 사안별로 최초 명의신탁 주식과 새롭게 취득한 주식이 시기상 또는 성질상 단절되었는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따져 명의신탁 증여의제 증여세 과세여부 판단을 달리한 것으로서, 재차 명의신탁시 명의신탁 증여의제 증여세 과세가부에 관한 기존 대법원 판결(2011두10232, 2012두5848)의 취지에 부합하는 판시로서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한편 대상판결은 명의신탁 증여의제에 대한 부당무신고가산세 적용시, 명의수탁자에게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하거나 명의신탁자에게 이에 대한 연대납세의무를 부담시키기 위해서는 본래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가 부정행위를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명시적으로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의 원심은 원고는 향후 세무조사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명의수탁자의 등급을 분류하여 다수의 차명계좌를 사용하고, 여러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거나 양도소득세 신고를 누락하는 등 적극적인 부정행위를 통하여 과세요건사실의 발견을 곤란하게 하여 조세의 부과와 징수가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불가능하게 하였다고 볼 수 있다고 보아, 부당무신고가산세를 적용한 것은 타당하다고 보았다.
이에 대해 대상판결은 부당무신고가산세는 '납세의무자'가 부정행위를 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명의신탁 증여의제 증여세의 납세의무자는 명의수탁자이고,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와 연대해서 해당 증여세를 납부할 의무를 부담할 뿐이므로, 부정행위 여부의 판단도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인데, 원심은 명의수탁자가 부정행위를 하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심리도 하지 않고 명의신탁자인 원고의 행위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였다고 판시하며,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국세기본법상 부당무신고가산세 적용요건으로 '부정행위' 존부의 판단은 본래의 납세의무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타당한 판결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개정으로 2019. 1. 1.부터는 명의신탁자(실제소유자)가 납세의무자가 되므로, 향후에는 부정행위 여부도 납세의무자인 명의신탁자를 기준으로 판단될 것으로 보이며,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개정 이전 사안에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대법원 2022. 9. 15. 선고 2018두37755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