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작년 '약 1조 원' 적자 발생
유정훈 교수 "대중교통, 정부 주도로 운영.. 정부 책임져야"
"시행령 개정하지 않으면, 지자체 주도 요금 조정 불가능"
"노인 무임승차, 지속가능한 해법 찾아야"
◆…지난 9일 방영된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 '노인 무임승차 70세 상향? 자랑스런 K-교통복지인데…'. 왼쪽부터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와 이현웅 아나운서. (사진 = 유튜브 캡처)
오는 4월 지하철 요금 인상을 앞두고 '65세 이상 무임승차' 제도에 불똥이 튀고 있다. 무임승차 제도에 대한 정부 주도의 면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지난 9일 방영된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 '노인 무임승차 70세 상향? 자랑스런 K-교통복지인데…'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유 교수는 "작년 1조 정도의 서울 지하철 적자가 생겼고, 평소에도 3000억에서 4000억 원 정도의 적자가 매년 노인 무인 승차 때문에 발생했다"며, "이제는 단순한 요금 인상만으로는 도저히 해결될 수 없는 막바지에 다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인 무인승차는 과거 80년대 전두환 대통령 당시부터 시작돼, 정부주도로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 과거에는 정부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줘서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지방자치 시대가 되면서 운영 방식이 바뀌어야 함에도 자치분권 시대 방식으로 계속 운영돼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무임승차는 지자체의 결정사항이 아닌, 노인복지법 26조와 시행령 19조에 '100% 할인'이라고 명시돼 사실상 손실은 오롯이 정부가 보상하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국비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노인 무임승차에 대한 근거는 법률에 의한 것이므로 중앙정부가 100% 손실에 대한 보상 의무가 존재한다"고 설명한 것이다.
유 교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대중교통 요금이 매우 싸다. 역대 정권마다 모든 요금을 원가보다 낮게 원가보존율을 낮을 때는 60%까지 낮췄다. 이게 가장 큰 적자의 요인이고, 추가로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무임 승차의 비중이 커져 이 또한 적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유 교수는 시행령만 바꾸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재부 말대로 지방 사무기 때문에 지방에서 요금을 결정하면 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러려면 시행령이 변경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중앙정부 때문에 요금을 변경하지 못하는 것인데, 손실 보상 의무가 없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연령 기준 조정 또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노인 연령을 따지기 전에 무임승차가 40년이 넘는 시간동안 유지돼온 만큼 그 제도에 대한 효과나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정부가 일단 국가 책임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후에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또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서 지자체와도 분담의 필요성을 전달해야 하는데, 지금은 무작정 책임이 없다고만 하니 문제"라고 했다.
유 교수는 "무임승차라는 제도가 사회적으로 기여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공감대가 없다보니, 젊은 사람들도 그냥 헛된 돈을 쓴다는 오해가 있다"며, "65세 무임 승차도 'K-교통복지'라고 전 세계에 자랑할 만큼 좋은 제도이다. 예산의 한계는 인정하지만 좋은 제도의 정신을 잘 살리면서 지속가능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