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등 18곳 지난해 9월 기준 전년대비 340개 폐쇄
디지털금융 확대로 점포 이용 고객이 줄어드자 점포 통폐합
금융권 "비용절감과 소비자 편의·점포 관리 책임 소재 불분명"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문을 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공동 점포 모습. 2022.4.25 사진:연합뉴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대되면서 시중은행의 영업 점포가 점점 사라지자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을 위해 은행간 '공동점포'가 관심을 끌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지방은행·특수은행을 포함한 총 18곳 은행들의 국내 점포수는 2021년 9월 말 6195개에서 지난해 9월 기준 5855개로 1년새 340개의 영업점이 문을 닫았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점포 수(지점+출장소)는 2998개다.
그동안 은행권은 디지털금융이 확대되면서 점포 이용 고객이 줄어드자 점포를 통폐합하는 식으로 영업 점포 수를 줄여왔다. 은행권 관계자는 "굳이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들여 영업점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며 점포폐쇄 이유를 밝혔다.
점포폐쇄는 인력 감축으로도 이어진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일반은행과 특수은행을 포함한 은행의 총임직원수는 전년 동기 대비 2509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요 시중 은행들이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점포폐쇄는 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점포폐쇄가 이어지면서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이 떨어지자 금융당국은 은행의 점포줄이기에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금융접근성 개선을 위해 사전 영향평가의 실효성을 높이는가 하면 점포폐쇄 전 안내를 강화하고, 폐쇄 현황을 지속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공동점포 등 대체 수단 활성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공동점포는 두 은행이 공간을 공유하는 방식을 말한다.
실제 지난해 4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같은 공간에 공동점포를 개설한데 이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경북 영주와 경기 양주 고읍에 공동점포를 열었다. 지난해 9월 국민은행은 기존 영업 점포 간 거리와 고객 편의성 등을 고려해 부산 금곡동에 BNK부산은행과 추가 공동점포를 개점했다.
ATM 운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에 공동자동화점을 지난해 12월에 오픈했다. 주요 6개 은행들은 공동점포 운영 검토를 위해 수요 및 지역선정을 협의하는 태스크포스(TF)를 작년부터 운영 중에 있다.
금융권에서는 비용 절감과 금융소비자 편의를 함께 실현하는 공동점포 운영 방안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영업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적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2021년에 발표한 ‘은행 점포 폐쇄 대안으로 등장한 공동점포’ 보고서에서 “백오피스 업무를 공동으로 관리하고 임차료를 절감하는 등 저비용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운영해 디지털 소외계층의 금융접근성을 유지하는 장점이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점포 관리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입점 은행간 상품 비교를 통한 경쟁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