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낮게 점쳐
물가 불확실성과 한미 기준금리 차 문제로 '인상' 가능성도 조심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화투자증권 김성수 연구원은 "기준금리 동결(인상 소수의견 1명)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종료되었다고 판단하며 연말까지 현 수준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경제지표가, 그것도 해외 경제지표가 한번 예상을 벗어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확대되었다고 해서 통화정책의 변화를 줄 수는 없다"며 "기준금리는 당장 추가 인상도, 향후 인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를 생각하면 추가 인상이 어렵다. 한은도 이제는 움직이기보다는 지켜보자는 의견이 주류일 것"이라면서 "미국의 긴축 스탠스가 재차 강해진다고 한은이 이를 따라갈 유인은 불충분하다. 미국 기준금리가 5.50%를 넘지 않는 한 미국 때문에 한국이 또 올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기준금리 유지'에 힘을 실었다.
SK증권 안영진 연구원도 "금통위에서 3.50% 금리 동결은 유력한 상황"이라면서 "지난 1월 금통위에서 금융 여건이 충분히 긴축적인 영역에 진입한데다 올해 들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할 것이라던 동결 측의 근거가 아직은 유효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맥을 같이하는 의견을 냈다.
안 연구원은 이어 "아직은 물가에 대한 강한 불확실의 구간이라 점검해야 할 것도 많고, 실제 연말 연초 국내 내수 생산과 소비 뿐만 아니라 수출은 마이너스 통계가 돌아서질 않고 있기도 하다"면서 "이러한 판단은 우선 이번에 동결 결정을 한 이후 추가 데이터들을 확인하고 나서 액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예상케 한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 역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고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조정하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리동결 결정이 과도하게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데이터 디펜던트를 강조하며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이번)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3.5%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매파적 발언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한은은 추가 금리 인상 요인으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인한 원화 약세,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았다"면서 "미국의 1월 고용지표가 매우 견고하고 소비자물가도 더디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양국간 기준금리 역전 폭이 1월 예상됐던 1.50%포인트(p)보다 더 확대될 것을 시장은 반영하고 있지만 아직 원화는 지난 하반기만큼의 약세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강한 긴축 기조가 더 장기화될 우려가 있고 기준금리 동결로 인해 한미 간 추가적 금리격차가 예견되므로 금리인상의 필요성과 함께 환율 급등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가능성이 존재해 동결 시 물가상승률을 잡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한양대학교 겸임교수)은 "물가가 정점에 이르렀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다"면서 "더욱이 최근 환율 급등으로 인해 수입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금통위가 물가에 더 주안점을 둔다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것"이라면서 "다만 최근 정부가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의 성과급 잔치를 문제 삼은 부분은 금리 인상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금통위원들의 고민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