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금리 낮은데다 '로또 청약' 사라져 해지 증가
비규제지역...전용 85㎡이하 60%, 85㎡초과 100% 추첨제
추첨제 75% 무주택자 우선 공급...나머지 25% 무·1주택자 경합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청약종합저축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2.8.22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소형 청약 시장에 추첨제가 부활해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들도 당첨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2017년 8·2 대책 발표 이후 약 5년 만이다.
앞서 정부는 2017년 8·2 대책을 통해 서울 전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고 강남 3구 등 11개구는 투기지역으로 지정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공급되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의 가점제 비율은 일반공급 주택 수의 75%에서 100%로 확대됐다. 8·2대책으로 개편된 청약제도의 핵심은 가점제 강화다.
청약 가점제는 무주택 실수요자에 내 집 마련 기회를 준다는 취지로 만든 제도다. 만점은 84점으로 무주택기간(32점), 부양가족수(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 등을 점수화 해 높은 순으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가령 부양가족이 없는 1인 가구 세대주가 무주택 기간과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을 각각 1~2년을 유지했을 경우 청약 가점 점수는 12점(무주택 기간 4점 + 부양가족 0명 5점 + 청약통장 가입기간 3점)이다.
2021년 서울지역의 청약 커트라인은 62.6점이다. 현재 1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점수는 54점으로 2021년 평균(60점)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무주택기간이 짧고 부양가족수가 적은 청년층은 사실상 청약 당첨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더우기 부동산경기 침체로 일명 ‘로또 청약’이 사라지고 있는데다 청약통장의 금리가 주요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자 급기야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청약통장 총가입자 수는 2773만9232명으로 지난해 6월 말(2859만9279명)에 비해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통장 해지자는 지난해 1월 25만명 수준이었으나 하반기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 11월에는 51만9000명이 청약통장을 해지했다.
이에 정부는 추첨제를 부활시켜 수요자의 요구에 맞도록 제도를 손봤다. 올해부터 추점제 비율을 상향 조정해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비규제지역에서는 전용 85㎡이하는 60%, 전용 85㎡초과는 100% 추첨제로 청약 당첨자를 선정한다. 저가점자뿐 아니라 1주택자의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추첨제 물량의 75%는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25%는 우선 공급에서 탈락한 무주택자와 1주택자가 경합해 선정된다.
◆…GS건설의 '영등포자이 디그니티'가 24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 일정에 돌입하고 있다. 2023.2.24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1·3 대책을 발표한 후 서울에서 24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청약을 진행하는 첫 단지는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다. 일반분양 물량은 59㎡ 83가구, 84㎡ 102가구 등 총 185가구이며 이중 특별공급이 87가구다. 전 평형이 85㎡ 이하 면적으로 구성된 만큼 추첨제 60%를 적용하면 약 58가구를 공급받게 된다. 주택형별로 비율을 조정하기 때문에 최종 물량은 달라질 수 있다.
오는 3월에는 GS건설이 동대문구 휘경3구역 재개발을 통해 '휘경자이 디센시아'를 공급한다. 총 1806가구중 일반분양 물량은 700가구다. 관악구 신림동에서는 대우건설이 신림3구역에 571가구 규모 아파트를 공급한다. 18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DL이앤씨(DL E&C)는 경기도 화성시 신동 동탄2택지개발지구 A56블록에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12층, 13개 동 총 800가구 규모다. 전용면적은 99㎡ 706가구와 115㎡ 94가구로, 전 세대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다. 공급 물량 전체가 전용면적 85㎡를 초과한 평형이어서 100% 추첨제를 통해 당첨자를 선정하는 만큼 가점이 낮은 청약자나 1주택자도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