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가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 식민사관에 동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묻자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정도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한쪽은 어떻게든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세력, 또 다른 한쪽은 어떻게든 반일 감정, 혐한 감정을 이용해서 정치적 반사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느 쪽이 국가 이익, 미래세대를 위해 고민하는 세력인가는 현명한 국민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기자가 '어제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서 일제 침략 원인이 우리 탓인 것으로 읽힌 대목이 논란을 불러왔는데, 우리가 제대로 준비를 못해서 국권 상실이 됐다는 것인지' 입장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어제 연설의 핵심은 안보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한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연설이었다"며 "한일 관계는 늘 고민이 많다.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얽혀있다"고 답했다.
그는 "양국 국민은 과거보다 미래를 보고 가는 게 바람직하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듯 하다"며 "오늘 아침 모든 조간신문에서 기념사와 관련해 사설을 썼는데, 대부분은 윤 대통령의 연설과 같은 취지에서 논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디어 오늘 2일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 진보언론은 중요한 현안은 덮어둔 일방적 저자세 대일외교라고 비판한 반면 보수언론은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 민주당의 김의겸 대변인은 1일 오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기념사 일부를 인용해 비판하면서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논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일본의 침략을 우리 탓으로 돌리는 듯한 말투이고,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식민지 근대화론'과 같은 궤도를 달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의당 김희서 수석대변인 역시 1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우리민족을 매도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들은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사는 3.1운동 정신을 거꾸로 세우고, 국민에게 모욕감을 주는 역대 최악의 기념사였다"고 혹평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일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두고 "역사에 길이 남을 치욕적인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특히 윤 대통령이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고 말한 부분을 두고 "식민사관 중 소위 '정체성론'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