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녹취록 외 입증할 증거 없어
증거는 김만배 말 뿐인데 입 안 열 듯
박영수, 김수남, 최재경 특수통 중시조, 누가 특검 맡겠나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 [사진=연합뉴스]
권영철 노컷뉴스 선임기자는 '50억 클럽' 특검이 성공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기자는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특검법이 통과가 되더라도 실제로 특검이 성공하기까지 참 어려움이 많을 텐데 첫 번째 이유는 50억 클럽의 실체가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물론 지금 이미 곽상도 전 의원 아들에게 돈이 건너갔고 머니투데이 홍성근 전 대표에게도 돈이 갔으니까 50억 클럽은 김만배 씨의 허언이 아니라 실체가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이런 주장이 있지만 정영학 녹취록 외에는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마는 50억 원을 줘야 한다는 김만배 씨의 말이 녹음된 파일만 있을 뿐이지 정영학 씨나 남욱 씨와 합의된 내용도 없고 김만배 씨의 말 뿐"이라며 "특수통으로 불렸던 전직 검사들에게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되느냐 물어보니까 거의 이구동성으로 '특검을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50억 클럽의 실체가 있는지는 의문이 간다' 이렇게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하더라"라고 말했다.
진행자(김현정)가 '그걸 역으로 이야기하면 그렇게 밝히기가 어려우니까, 실체 밝히기가 어려우니까 더더욱 특검해야 되는 거 아니야? 또 이렇게 물을 수도 있지 않느냐'라고 말하자 권 기자는 "그렇다. 국민 여론도 50억 클럽의 실체가 있는 것인지 밝히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러는데 특검을 하면 국민의 세금을 써야 되는 거니까 성과를 내야 된다"면서 "성과 없이 그냥 수사만 하다 말 거면 그걸 왜 해야 되느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고 예견했다.
그러면서 "곽상도 전 의원의 경우에 화천대유 1호 직원으로 6년 일하고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는데 누가 봐도 아버지를 보고 준 것. 그런데 법원에서는 1심 무죄가 났고 곽상도 전 의원이 탈당도 했고 국회의원직도 내려놨는데도 무죄가 난 것"이라며 "돈이 건너갔다는 증거도 없고 김만배 씨의 말뿐인데 이걸 50억 클럽의 실체가 있다고 할 수 있겠느냐 하는 반론이 만만치 않게 생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두 번째 이유는 김만배 씨의 입을 열 수단이 별로 안 보인다는 것"이라며 "앞서 말씀드렸지만 특검법이 통과되더라도 특검의 수사는 김만배 씨의 입에 달렸다고 보고 김만배 씨가 다시 구속됐다. 검찰이나 특검 수사에 협조할 이유가 사라진 것 아니겠느냐 이렇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기자는 "지금 대장동 수사에서 가장 큰 포인트가 뭐였냐. 그분의 실체, 428억 원의 주인이 누구냐는 건데 검찰이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 부분을 포함하지 못했다. 가장 핵심적인 428억도 빠졌는데 50억에 대해서도 실체를 밝혀낼 수 있겠느냐는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아무리 숨겨놓은 히든카드라고 그러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를 구속영장 청구 때 못 넣는데 그게 공소유지가 가능하겠느냐. 못 한 거로 보는 것"이라며 "입증할 근거가 부족하니까 428억을 구속영장 내용에 포함하지 못한 건데 50억 클럽인들 김만배가 구체적으로 이렇게 약정을 했다. 아니면 돈을 줬다. 이게 근거가 없으면 어떻게 입증을 해서 유죄를 받아내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므로 "실제로 돈이 건너갔거나 아니면 합의했다고 하면 약정서가 있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김만배, 정영학, 남욱이 합의했다거나 하는 게 있어야 되는데 지금 다 김만배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 번째 이유는 특별검사를 맡을 사람이 있겠느냐는 것인데 그렇지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특검의 수사 대상은 이미 기소돼서 재판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의원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서 제외되고 나머지 5명이 수사 대상이 될 텐데 박영수 전 특검과 김수남 전 검찰총장,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최재경 전 민정수석 그리고 권순일 대법관과 홍성근 전 머니투데이 대표다"라고 말했다.
그는 "박영수, 김수남, 최재경 이들은 검사로 재직할 당시에 특수통 라인, 정통 특수통 라인의 계보를 잇는 사람들로 특수통 검사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중시조쯤 된다"라며 "이렇게 평가를 받는데 특검을 특수통 출신으로 하거나 특검보 또는 최소한 수사팀장이라도 특수통 출신을 임명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 특수통 출신들이 맡기에는 껄끄러운 대상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검이 출범하면 실제 수사는 검찰에서 파견된 검사들이 맡는 게 보통이고 판사 출신이 특별검사가 될 경우에도 실제 수사는 검사 출신이거나 파견 검사들이 맡아왔다"면서 "그게 쉽겠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권 기자는 "당연히 특검을 해서 밝혀내야 하는데 과연 그 성과가 있겠느냐는 게 사실 문제로 남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