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이상 노인빈곤율 55.1%... OECD 평균(13.1%) 크게 웃돌아
노후소득 월평균 39.8만원...적정생활비보다 137.5만원 부족
국민연금 사각지대...총인구 중 41%가 미적용 우려
◆…유희원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이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를 딛고 기회로' 전문가 초청 연속특강에서 '국민연금제도와 개혁 논쟁' 발표를 진행했다.
유희원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를 딛고 기회로' 전문가 초청 연속특강에서 '국민연금제도와 개혁 논쟁'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유 연구위원이 인용한 OECD 통계(2021)에 따르면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빈곤율이 43.4%로 OECD 평균(13.1%)을 크게 웃돌았다. 66~75세 노인빈곤율은 34.6%, 76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55.1%에 달했다.
노인빈곤율과 전체인구 빈곤율의 격차는 26.7%p로 OECD 평균(1.8%p)과 큰 차이를 보였다. 유 연구위원은 "한국은 전체인구의 빈곤율(16.7%)에 비해 노인 빈곤율(43.4%)이 상당히 높아 노후에 빈곤해질 위험이 가장 큰 국가"라고 해석했다.
노후소득(기초연금+국민연금)을 수급하는 노인은 월평균 39.8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생활비(124.3만원)보다 84.5만원, 적정생활비(177.3만원)보다 137.5만원 부족한 액수다.
비수급 노인을 포함하면 수급액은 월평균 19.8만원으로 줄어든다. 최소생활비보다 104.5만원, 적정생활비보다 157.5만원 격차가 발생한다.
유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적용 사각지대 문제를 제기했다. 18~59세 총인구(3088만명) 중 40.9%인 1263만명이 공적연금을 적용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국민연금에 최소 120개월(10년) 가입해야 노령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데 사각지대 인구의 평균 가입기간은 53개월로 은퇴 후 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적용 사각지대는 무연금, 저연금 등 급여사각지대로 귀결된다. 65세 이상 인구 1210만명 중 국민연금 수급자는 531만명(43.9%)에 불과하며 평균수급액은 58.5만원에 그쳤다.
국민연금의 명목소득대체율이 낮다는 점도 지적됐다. 평균소득자 기준 소득대체율은 31.2%로 OECD(51.8%)나 EU(54.3%) 평균 대비 20%p 이상 낮았다.
유 연구위원은 "적정성 개념을 빈곤예방 기능으로 제한할지, 소득대체 기능까지 확장할지에 따라 구체적인 노후소득보장 목표 설정이 가능하다"며 "방빈기능을 넘어 적어도 OECD나 EU 수준에 근접할 정도의 소득대체기능을 담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이같은 적정성 과제와 함께 재정안정성 과제도 안고 있다. 보험료보다 급여가 높은 제도 내 수지불균형과 고령화 여파에 따른 제도 외 수지불균형이 그 배경이다.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OECD 평균(18.2%) 대비 절반(9.0%) 수준에 그쳤다. 2007년 재정안정화 조치로 국민연금의 재정상태가 잠시 개선됐으나 고령화 영향으로 노인부양비와 제도부양비가 급증하면서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은 2055년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 연구위원은 "기초연금이 현 세대 노인빈곤 문제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단기수단으로, 장기적 역할에 대해서는 엄밀한 평가가 필요하다"며 "국민연금에 적정 노후소득 보장체계 구축을 위한 중장기 핵심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부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봤다.
그는 "적정성과 재정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최적의 연금개혁 지향을 설정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의 급여지급 의무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여력은 물론, 인구·경제·재정적 여력까지 포괄한 평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보험료 인상과 수급연령 상향 등 제도의 수지균형을 높이는 동시에 국가는 신규 세원 확보, 국고투입 등 재정역할을 확대하고 기금은 안정적인 기금운용수익을 지속 창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출생률 제고와 노동공급 확대, 경제성장 등 외부환경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