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고금리 공포' 밀려오나?... 파월, '매파' 입장 재확인

파월 미 연준 의장, 이틀 연속 '매파적 발언' 이어가... "고금리 쓰나미' 예고

"필요시 인상 수준 높일 것"에 3월 FOMC '빅스텝' 가능성 70% 이상 높아져

오는 10일 발표될 美 2월 고용보고서와 14일 소비자물가(CPI) 지표에 주목

파월 의장은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수준이 결정된 바 없지만 "필요시 인상 수준을 높일 것"이라면서 "연말 금리 역시 기존 전망치보다 높을 수 있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8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 청문회에서 "우리는 아직 3월 회의와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며 "우리는 추가적인 자료들을 검토할 때까지 결정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상원 청문회에서도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미 연준은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는 '매파적 발언'을 이어간 것이다. 오는 10일 나올 2월 고용보고서와 14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CPI)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인 셈이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대해 NH투자증권 강승원 애널리스트는 전날(8일) ▲최근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와 최종금리(Terminal rate)가 기존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점 ▲전반적인 데이터가 더 빠른 인상을 요구한다면 연준은 준비가 되어있다는 점 등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쇼크 수준이 아닐 경우 3월 50bp 인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후 5월 25bp 금리인상으로 최종금리(Terminal rate)가 5.5%에서 금리인상 종료 전망이라는 분석이다.

KB증권의 임재균 채권 애널리스트도 관련 발언에 대해 "통화정책에 대해 어느 데이터도 연준의 긴축이 과도했음을 보여주지 않으며,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기준금리는 지난 12월 전망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이라면서 "오는 3월 FOMC에서 발표될 점도표에서 추가 상향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5월과 6월 FOMC에서 각각 25bp씩 인상을 통해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가 5.50~5.75%가 될 것을 반영한 것"이라면서도 미 연준이 예상하고 있는 최종 기준금리가 6%까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이틀 동안 내놓은 이례적인 '매파적 발언'에 최종 기준금리가 6%선을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전 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최근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력하게 나왔다"고 말한 배경에는 현재 미국 노동시장이 수요보다 공급 중심의 시장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날 공개된 미국 고용지표의 견조함으로 통화 긴축 정책에 무게가 실렸다.

발언 직후 금융시장이 급격히 출렁이자 파월 의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며 수위를 조금 낮췄다. 하지만 시장에선 연준이 3월 빅스텝(기준 금리 0.50%인상)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임 애널리스트는 "파월의 발언 이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3월 FOMC에서의 50bp 금리인상 확률은 71.2%로 전일(31.4%)보다 대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만약 연준이 3월 다시 빅스텝을 밟는다면 긴축 정책 강화라는 의미가 된다. 지난달 0.25%포인트로 낮아졌던 금리 인상 폭이 다시 높아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 '고금리 쓰나미'가 다시 밀려올 수 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후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을 5.1%(5~5.25%)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볼 때, 최종 기준금리가 5.50%를 넘어서 5.75%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앞서 '최종 금리가 5.5%를 넘어설 수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현재까지 데이터를 보면 더 높아질 수 있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FOMC를 앞두고 나온 파월 의장의 발언은 '빅스텝'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면서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고 설명한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또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물가가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매우 높다"고 말했고,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냐는 질문엔 "우리는 경기침체를 추구하지 않으며, 경제 회복을 위해 경기 침체를 겪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네', '아니오'로 답할 수 없다"며 "이것은 심각한 질문이고, 모든 자료들을 다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답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놓았다.

연말 최종 금리 수준과 관련해선 "새로운 전망치는 3월 22일에 발표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미 언급했다시피 현재까지 자료는 궁극적인 금리 수준이 기존 전망치보다 높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 일부에선 연준이 올해 금리를 약 5.75%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최종 기준금리를 6%까지 인상한 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는 분위기다.

결국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조만간 발표될 미국의 2월 고용보고서와 소비자물가(CPI)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