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대변인 "정부여당 MZ노조 쪽만 집중…정책 파트너 삼고 싶은 듯"
"제조·서비스업, 영세 사업장 등 비정규직 많은 곳에 직격탄"
◆…민주노총 청년 활동가들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근로시간 기록·관리 우수 사업장 노사 간담회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를 향해 주69시간제 폐기를 촉구하며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이 16일 '주 최대 69시간'으로 논란이 된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200년 전에 영국보다도 못한 지금의 제도를 들고 나온 것"이라며 폐지를 주장했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1850년도에 영국에 공장법이라는 게 들어왔다. 그때 주당 노동시간을 60시간으로 정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에서도, 엊그제 호주 ABC도 직접적으로 한국에 만연되어 있는 과로사회, 일중독을 지적하면서 이것을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도했다"며 "정부가 말하는 국제기준 글로벌스탠다드는 뭔지 한번 들어보고 싶다"고 꼬집었다.
한 대변인은 "최근 계속 사무직들에 대한 반발들이 많다. 실제로 전체 노동에 대한 피해가 심각하지만 특히 제조, 서비스 업종에 피해가 더 집중될 것"이라며 "대부분 이런 업종의 구성들을 보면 비정규직들이 상당히 많다. 특히 5인 미만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한테는 직격탄으로 다가온다. 심지어 노동시간뿐 아니라 수당하고도 연결돼 있어 수당이 감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계절특수가 있어 탄력 노동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예로) 얼음공장 거기 다 비정규직들이 일을 한다. 몰아서 일을 하긴 하는데 계절적 수요가 없는 겨울에는 이분들 고용이 유지가 되나"라며 "조선하청 같은 경우도 조선소에는 비정규직이 훨씬 더 많다. 이분들이 2, 3개월짜리 쪼개기 계약을 한다. 분기단위로 반기단위로 정산한다고 하면 그 이후 이분들이 근로계약이 다시 이어지지 않으면 일만 하다가 그냥 일터에서 내몰린다. 결국 이것은 심각한 고용 불안으로 야기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백지화를 주장하나'라는 질문에 "폐기가 맞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얘기하는 3대 개혁 중 노동개혁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며 "수정이나 보완 재검토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후보 시절부터 사용자들이 계속 요구해 왔었던 것을 하나씩 제도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다. 윤석열 정부가 이것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보기 때문에 저희 역시 비판하고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정부여당이 MZ노조 쪽으로 집중해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 "아마 윤석열 정부나 정부여당은 MZ세대를 계속 세대 갈라치기 하고 있다. 그중 기존 노동조합에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출범한 MZ세대 노조, 여기를 본인들의 정책 파트너 내지는 정책 추진의 원동력으로 삼고 싶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MZ세대 노조가 구성 자체를 보면 대기업 사무직, 젊은 노동자들 중심이다 보니까 전체 노동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만 콕 집어서 불러내고 하는 것은 정부정책이 갖고 있는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희 조합원 집계로 보면 전체 한 120만 조합원 중 25%가 청년 조합원들"이라며 "제일 많이 있는 조직돼 있는 노동조합인데 아직도 (정부에서) 연락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근로시간 개편안과 관련해 보완 검토를 전격 지시한 이후 고용노동부는 전날 이른바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와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또 이날 노동부 청년보좌역 등 20명으로 구성된 '2030 자문단'과 미팅을 갖는 등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이다.
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날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연장 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며 보완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노총을 종북노조로 규정한 데 대해 "북의 지령에 의해 윤석열 정부 퇴진 구호도 외치고 10.29 참사 관련 얘기 나오는데 사실관계도 전혀 맞지 않다"며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 퇴진이라는 구호를 공식 결정해서 집행해 본 적이 없다. 10.29 이태원 참사 관련 윤석열 퇴진 외치는 단체에서 '퇴진이 추모다' 구호는 민주노총이 아닌 우리가 만들어서 사용한다고 성명까지 내는 슬픈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노총 인사들이 북한 대남 공작원들과 동남아 등 해외에서 접선해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건 혐의이고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압수수색도 하지 않았나. 공안당국에서는 그걸 입증하려고 할 것이고, 그렇게 나오는 과정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악의적으로 프레임 씌워서 가져가는 것은 여태까지 우리가 싸워왔던 민주주의의 제도적 발전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