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지난해 순이익 증가로 1600억원 결산배당
씨티은행...최근 3년 중 가장 큰 규모인 732억원 현금배당
SC제일·씨티은행..."자본 여력 고려해 배당 결정"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본사 사진=로이터통신
금융당국의 과도한 배당 자제 압박에도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23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본국에 송금하기로 하면서 외국계은행의 국부 유출 논란이 또다시 일고 있다.
18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16일 이사회를 열고 총 1600억원의 결산 배당을 의결했다. 배당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이자 이익 증가에 힘입어 3901억원의 순이익(잠정)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1279억원) 대비 205%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해 결산배당 총액은 전년대비 2배가 늘었다.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중)은 41%에 달한다. SC제일은행의 과거 배당 규모는 2019년 6550억원(배당성향 208.3%), 2020년 490억원(배당성향 19.06%), 2021년 800억원(배당성향 62.56%)이다. SC제일은행의 배당금은 지분 100%를 보유한 영국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이 전부 가져간다.
◆…미국 씨티은행 본사 사진=로이터통신
앞서 씨티은행도 지난달 15일 이사회를 열고 총 732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은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거쳐 4월 중 최종 지급될 예정이다. 씨티은행의 배당금 역시 최대주주인 미국 '씨티뱅크 오버시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으로 보내진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6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씨티은행의 배당금은 2019년 652억원, 2020년 465억원으로 최근 3년 중 가장 큰 규모다. 2021년에는 소비자금융 사업 철수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 증가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그동안 배당 시즌 때마다 '국부 유출 논란'에 휩싸여 온 외국계은행들은 최근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에도 고액 배당 행보를 이어가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달 6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권 배당과 관련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및 자본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실상 배당 자제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자본 여력을 고려해 배당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SC제일은행 측은 "이번 배당 규모는 2022년도 회계 결산 결과에 따라 결정됐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측도 "위기 상황 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의 손실을 가정하고 이를 대비한 충분한 대손충당금과 자본 여력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