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시주석과 정상회담 기대...우크라戰 중재 의지 환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중국 인민일보 기고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환영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이 게시한 기고문에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좋은 오랜 친구"라 칭하고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에 '건설적 역할'을 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역사적 배경과 근본적 원인을 이해한 (중국)의 균형 잡힌 노선에 감사한다"며 "러시아는 정치적·외교적 수단으로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는 데 열려 있다"고 했다.

다만 "지난해 4월 평화회담을 중단한 것은 러시아가 아니다. 평화 프로세스의 미래는 새로운 지정학적 현실을 고려하면서 의미 있는 논의에 참여하려는 의지에 달려있다"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비난했다.

'새로운 지정학적 현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병합한 4개 지역과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의미한다고 AFP는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서방이 자국의 핵 안보를 위협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안보 불가분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나 이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의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며 "핵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무책임하고 노골적인 위험 행위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를 거부하며 이는 반드시 해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지난달부터 중국의 대(對)러시아 무기 제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우려를 표명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러-중 관계에 대해 "역사상 최고점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러-중 간 유대 수준이 "냉전 시대의 정치적·군사적 연합보다 높다"며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시도도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단호하며 (미국과 서방세력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양국은 외교 정책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러시아와 중국 간 무역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나 1850억 달러(약 242조3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새로운 기록"이라며 양국 교역이 당초 예상했던 2024년이 아닌 연내 2000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다.

최근 신중국 건국 이후 사상 첫 '3연임' 국가주석에 오른 뒤 첫 외국 방문길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강화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