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씨 "제 가족의 죄가 너무나 컸다…제대로 된 사죄하고 싶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26일(현지시간) 뉴욕 JFK 공항에서 귀국 비행기 탑승 전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폭로성 발언을 해온 손자 전우원씨가 한국에 도착하면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에게 사죄하겠다고 밝히며 "제 가족의 죄가 너무 컸다"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간) 전씨는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릴 때) 집에서는 5·18은 폭동이었고, 우리 가족이 피해자라는 교육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씨는 "가족들은 웬만하면 5·18 이야기는 피하려고 했던 것 같다. 이 비극을 겪으신 분들의 진실된 이야기·증언을 듣고 깨달았다"며 "제 가족의 죄가 너무나 컸고, 가족들이 그 사실을 저에게 숨겼다는 것이다. 나 스스로도 이기적이고 나약한 인간이었기 때문에 진실을 외면하고 도망치기도 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제대로 된 사죄와 회개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27일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전씨는 전날 오후 8시께 5·18 기념재단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의 잘못을 더 깊게 배우고 사죄드리고 반성하고 회개하고 싶습니다"며 "피해자분들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습니다. 도와주실 수 있으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5·18기념재단은 "반성과 사죄를 위해 광주에 찾아온다면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미국 뉴욕에 체류 중이었던 전씨는 지난 14일부터 자신의 SNS를 통해 전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과 지인들의 성범죄, 마약 투약 등을 잇따라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지난 20일 전씨와 전씨가 폭로한 지인들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들어갔다.
전씨 가족은 그의 마약 복용에 대한 처벌 가능성 때문에 한국행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를 내사 중인 데 대해선 "조사를 받을 것"이라며 "사죄를 할 수 있는 기회조차 혜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마약 복용 사실 때문에 자신의 발언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마약을 하지 않은 전 국민이 아는 사실을 말한 것"이라며 "용기가 부족해 마약의 힘을 빌려 말했지만, 마약에 대해선 정말 사죄를 드리고 앞으로는 다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처벌받으면 미국 입국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버릴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28일(한국시간)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