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추적 위한 기술이 오히려 무고한 사람 체포할 수도"
"AI안면인식 기술, 어디까지나 보조적으로만 활용돼야"
◆…사진=랜들 리드 페이스북 캡쳐
미국에서 안면인식 인공지능(AI)의 오류로 무고한 남성이 범인으로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지아주에 살고 있는 랜들 리드(29)는 지난해 11월25일 애틀랜타에 사는 부모님 집으로 차를 몰고 가던 중 고속도로에서 절도범으로 체포됐다.
그는 지난해 여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한 상점에서 훔친 신용카드로 1만3000달러(약 1700만원) 상당의 명품 지갑과 가방을 구입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안면인식 AI 알고리즘이 상점 내 감시카메라에 찍힌 범인의 모습과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 SNS에 올라온 리드의 사진이 일치하다고 판별하자 리드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체포된 후 구치소에 갇힌 리드는 변호사를 통해 절도 피해를 봤다는 가게의 CCTV 영상을 직접 확인하고서야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경찰은 리드 측 변호사가 관련 자료를 제출한 지 한시간여만에 그를 석방했다.
6일 만에 풀려난 리드는 "전혀 하지도 않은 일로 갇혀 있었다"면서 억울함을 쏟아냈다. 그는 자신을 부당하게 체포한 경찰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NYT는 AI 기술이 오히려 무고한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이야말로 AI 기술의 단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미국 안면인식 기술 업체 클리어뷰 AI 대표 호안 톤 댓은 "안면인식 기술은 어디까지나 보조적 역할을 하는데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사법기관이 사용하는 안면인식 기술이 인종차별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때문에 미국 연방의회는 얼굴인식 기술 사용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때까지 정부의 기술 사용을 중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리드와 유사한 이유로 부당하게 체포된 사례가 몇 차례 발생했는데 피해자는 모두 흑인 남성이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