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0조 코스피 기업, 내년부터 영문공시 의무화

자산 2~10조원+외국인 지분율 30% 이상 기업도 대상

2026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 적용

외국인 주식 비중 시총 31%인데 영문공시 제출은 18%

내년부터 대규모 코스피 상장사는 거래소에 제출하는 공시 중 중요 정보에 대해 국문공시 제출 후 3일 내에 영문공시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2일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와 함께 영문공시 의무화 도입을 위한 관련 규정 개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발표된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방안'에 포함된 '영문공시 단계적 확대 방안'에 따른 후속 조치다.

방안에 따르면 1단계(2024~2025년) → 2단계(2026년~)에 걸쳐, 대규모 상장사부터 시장에서 필요한 중요 정보를 중심으로 영문공시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된다.

1단계 대상법인은 ①자산 10조원 이상 또는 ②외국인 지분율 30% 이상(자산 2~10조원)인 코스피 상장사다. 2021년말 기준 약 106사(전체 코스피사의 13%)가 해당한다. 외국인 지분율 5% 미만인 경우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 기업은 ①결산 관련 사항(현금·현물 배당 결정 등), ②주요 의사결정 사항(유‧무상증자 결정 등), ③매매거래정지 수반 사항(주식 소각 결정 등) 발생 시 거래소에 국문공시를 제출한 후 3일 내에 영문공시도 제출해야 한다.

2026년부터는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대상이 확대된다. 2021년말 기준 약 234사 (전체 코스피사의 29%)에 적용된다.

1단계 공시와 함께 주요사항보고서, 발행 공시(증권신고서 등)에 대한 영문요약본 제출도 의무화된다. 그간 우리 자본시장은 외국인 주주 비중이 상당히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작년말 코스피시장 외국인 주식 보유비중은 전체 시가총액의 30.8%에 달했지만 코스피 상장사 중 140개사(17.6%)만이 거래소 영문공시를 2453건 제출했다. 국문공시의 약 13.8% 수준이다.

이번 방안을 통해 영문공시가 보다 활성화돼 외국인 투자자들의 정보접근 환경이 개선되고, 우리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는 "영문공시는 투자참고용으로, 국·영문 불일치 시 국문이 우선되고 투자판단 전 투자자의 국문공시 확인이 필수"라면서도 "의도적인 오역, 허위공시 등 상장법인의 귀책이 명백한 경우까지 책임이 면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기업에 대한 지원방안도 함께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거래소는 영문공시 우수법인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연부과금‧상장수수료 면제 등), 전문번역업체의 번역지원 서비스 확대, 영문공시 가이드라인 마련 등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