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쏠림 여파...증권사 특정금전신탁 수탁고 첫 감소

점유율 은행 44%, 부동산신탁사 32%, 증권사 22%

은행 수탁고 9.4% 증가한 반면 증권사 13% 감소

지난해 급격한 금리상승에 따른 은행 예금 쏠림 현상으로 증권사 정기예금형 신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가 신탁업을 영위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특정금전신탁 수탁고가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이 3일 발표한 '2022년 신탁업 영업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60개 신탁회사의 수탁고는 1223조9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4.9% 증가했다.

현재 은행 18개사, 증권 21개사, 보험 7개사, 부동산신탁 14개사 등 60개사가 신탁업을 영위하고 있다.

업권별 점유율은 은행 44.3%, 부동산신탁사 32.0%, 증권 22.1%, 보험 1.6% 순이다. 은행(1.8%p↑)과 부동산신탁사(2.7%p↑)는 전년대비 상승했지만 증권은 4.5%p 감소, 보험은 변동이 없었다.

은행의 수탁고는 541조8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9.4% 증가했다. 부동산신탁사(392조원)와 보험사(19조7000억원)도 각각 14.5%, 8.3% 늘었다. 은행‧보험은 퇴직연금신탁이 각각 24조9000억원, 3조8000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증권사의 수탁고는 270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 감소했다. 정기예금형 신탁이 47조1000억원 급감한 탓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증권사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은 위탁자로서 증권사 신탁에 가입해 은행 거액 예금 운용으로 우대금리 수취하고 SPC는 신탁 수익권을 유동화해 기관 등에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한다.

신탁재산별로는 전년말 대비 금전신탁과 재산신탁이 각각 0.7%, 9.1% 증가했다. 지난해 총 신탁보수는 2조2996억원으로 전년 대비 714억원(+3.2%) 늘었다.

은행의 주가연계신탁(-962억원), 상장지수펀드(ETF) 신탁(-907억원) 보수가 감소했다. 반면 겸영 신탁회사의 퇴직연금신탁(+732억원)과 부동산신탁사의 토지신탁 보수(+1620억원)는 증가했다.

부동산신탁사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 향상이 더뎠다. 부동산신탁사의 수탁고 및 신탁보수는 그간 꾸준히 증가했다. 수탁고(392조원)와 신탁보수(1조472억원)는 전년대비 각각 14.5%, 15.9% 늘었다.

영업경쟁 심화로 매년 영업비용이 급증하고, 업계 평균 신탁보수율(0.29%)이 정체돼 수익성은 크게 향상되지 못한 모습이다. 지난해 부동산신탁사의 영업비용은 8850억원으로 전년대비 14.2% 증가했다.

금감원은 "신탁사가 투자자의 특정금전신탁 해지 요구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신탁재산 운용 시 자산‧부채관리(ALM)를 강화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단기간 설정‧해지 규모 또는 손익이 급변동하거나, 신규 자산을 편입하는 신탁상품 등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신탁사의 토지신탁 사업장별 변동사항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한 위험관리기준 강화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