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22만1천원에 인수했는데 주가는 5만원대
갈 길은 먼데…매출과 영업익 둘다 ‘적자’ 신세
부동산 경기침체로 지난해 3분기부터 영업손실 발생
◆…한샘 디자인파크 논현점. 사진=임민원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가구·인테리어 회사 한샘을 인수한 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 감소해 작년 3분기에는 136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도 217억원 발생했다.
이 같은 영업손실은 시장 예측치보다 나쁜 실적이다. 2023년에도 부동산 경기가 침체할 것이라는 예측이어서 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로 인해 한샘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한샘 인수 보도가 있었던 2021년 12월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종가는 전일 대비 3400원(▼3.54%) 내린 9만2600원에 마감했다. 이후 한샘 주가는 지속적으로 내려 지난달 31일 종가는 5만900원에 마감했다. 2021년 연말 주가 대비 46% 내렸다.
2021년 12월 29일자 한샘 공시에서 IMM PE측은 한샘 주식 652만1509주를 1조4412억5348만원에 매입했다. 거래대금을 주식 수로 나누면 1주당 22만1000원에 매입한 셈이다.
최근 주가가 5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IMM PE가 매수한 지분의 가치는 3319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한샘을 인수한 지 불과 1년 3개월 만에 1조1천억원이 넘는 평가손을 입고 있는 셈이다.
IMM PE로선 한샘 실적의 턴어라운드와 주가 상승만을 기다리는 천수답 신세가 되어버렸다. 고가에 인수한 투자 실패에다 (건설)경기 침체 영향까지 한꺼번에 덮쳐버린 형국이다.
문제는 한샘의 경영실적이 갈수록 암울하다는 데 있다. 한샘은 2021년 3분기까지 200억원 이상이던 영업이익이 4분기에는 적자(▼61억원)로 돌아섰다. 2022년에도 1분기 영업이익 100억원에서 2분기에는 22억원으로 감소하더니, 3분기에는 136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이고 말았다.
2021년에는 4분기에 영업손실이 났으나 2022년에는 이보다 앞당긴 3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2022년 4분기에는 설상가상으로 203억원이라는 큰 폭의 영업적자를 냈다.
한샘의 2022년 4분기 잠정 실적 공시에서 217억원의 연간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이에 앞서 NH투자증권은 한샘의 2022년도 연간 영업이익은 174억원의 흑자를 예상한 반면, 삼성증권과 신영증권은 각각 30억원과 100억원 영업적자를 예측했다. 하지만 시장 예측치를 뛰어넘는 영업손실을 내고 만 것이다.
IMM PE는 한샘을 인수하기 위한 투자자를 유치할 목적으로 기업평가보고서를 작성하였을 것이다. 기업평가보고서는 투자자(SI, FI, 인수금융 대출기관)들에게 장미빛 전망을 보여줘서 투자 유치에 성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샘을 인수하자마자 부동산 경기가 식기 시작한데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인테리어 특수도 둔화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도대체 왜 이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 M&A 전문가들은 "IMM PE가 건설 경기와 기업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해 한샘을 고가에 인수했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기업평가에 실패한 것이다.
기업평가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경기침체를 예측하지 못했는지, 한샘의 미래가 밝다고 판단할 만한 특별한 요인이 있었는지에 대한 조세일보 질의에 IMM PE는 "한샘 경영권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한 2021년 7월에는 경기침체 등을 미처 예상하기 어려웠다"며 "기업평가보고서는 공개할 수 없는 점을 혜량해 주기 바란다"며 기업평가보고서의 공개를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