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리위 사퇴에 "가만 있으면 김재원·태영호 처리해야 되니…구질구질한 곳인데"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4일 이양희 국민의힘 중앙당윤리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김기현 당대표에게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남은 윤리위원 8명도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을 두고 "가만히 계시면 김재원 태영호 건 처리해야 될 테니까"라며 두 최고위원의 문제성 발언에 대해 이 전 대표만큼 당 차원의 중징계를 내려야 할 부담감을 떠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예를 들어 양두구육 사자성어 갖고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1년 징계 때렸는데"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태영호 의원은 제주 4.3 건드렸고, 김재원 최고는 광주 5.18 건드렸는데 1년보다 더 나와야 되지 않겠나"라며 "시작하자마자 (국민의힘) 지도부 둘 날리고 시작"이라고 비꼬았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말 김기현 대표에게 '오랫동안 위원장을 맡아 힘들다'며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윤리위원 전원의 사의를 받아들이고 현재 후임 위원장 및 위원 인선을 물색 중이다.

차기 윤리위 구성이 늦어질 수 있겠다는 전망에 "하려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윤리위가 얼마나 구질구질한 일을 하는 곳인지 다 깨달았는데"라며 "적만 만드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 한 분 오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태영호 의원의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발언에 대해선 논리적, 형식적 모순을 극복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진중권 교수가 논리적 모순, 형식 논리의 모순을 짚어냈다. 북한에서 배운 대로 그대로 북한 주장을 믿는다면 태영호 의원이 탈북할 때 북한이 태 의원을 폄하하기 위해서 했던 모든 말이 사실이라는 것이냐, 태 의원 입장에서는 그것 인정하는 순간 끝나는 것이다. 아마 태 의원은 그 모순을 극복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태영호 의원의 4.3 관련 발언은 징계 사안에 해당된다는 것인지 묻자 "저는 그런 발언을 징계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며 "옛날 조수진 최고위원이 저한테 대들고 김재원 최고위원이 옆에서 안동이랑 예안이 있는데 예안 사람들은 기본이 안 돼 있어서 이재명이 저렇다 별말 다 했다. 저는 그때 징계하라고 안 나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태 의원은 솔직히 4.3 발언 해갖고 전당대회 때 (보수층 득표에) 어느 정도 재미 본 거 아닌가"라며 "본인이 여기서 손해를 입는 상황이 아닌 이상 왜 철회하려고 하겠나"라고 입장 철회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광훈 목사 사랑제일교회 예배에서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와 전광훈 목사의 보수우파 천하통일 발언을 한 것이 결국 경선 때 전광훈 목사한테 빚진 게 있기 때문 아니냐라는 해석에 대해 "김기현 대표도 옛날에 전광훈 목사를 선지자라고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어차피 징계 안 될 것이라는 걸 아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재원 최고위원은 말 실수가 잦은 편"이라며 "예전에 지도부에서 제가 알게 모르게 커버를 많이 쳐주고 징계하겠다고 칼 들고 안 나서서 그렇지 김재원 최고위원도 옛날이 그리울 것"이라며 "이제 본인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또 규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보수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정당이라고 하면 더더욱 정교분리를 해야 한다. 정치와 종교를 분리해야 한다"라며 "우리는 건전한 보수담론을 가진 시민사회를 키우는 방법보다 두 가지를 끌어들였다. 첫 번째가 종교집단, 두 번째가 안보단체다. 종교단체는 동원력과 자금력을 가지고 있고 안보단체는 행동력을 갖고 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국 둘이 뭉칠 수 있는 조건이 뭐였냐면 반핵 반김이다. 그때부터 소위 아스팔트 보수라는 게 태동된 것"이라며 "대규모 집회라고 할 때마다 자금력과 동원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지금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