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 로이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구성한 시민 자문기구인 '184 프랑스 시민들'과 만나 "삶을 끝내는 프랑스식 모델을 담은 법안을 여름이 지나기 전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184 프랑스 시민들'은 안락사 합법화를 정부에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시민 자문기구의 표결 결과 4분의 3이 '죽음에 대한 적극적인 도움', 즉 적극적 안락사나 일정한 조건 하에서의 조력 자살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미성년자일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구성원 간 이견으로 인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구의 제의는 프랑스의 안락사 도입 논의를 촉발했다"면서도 "정부가 기구의 제안을 반드시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마크롱 대통령은 고칠 수 없는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자유 의지로 안락사를 원한다고 밝히는 경우에는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안락사와 조력자살 모두가 도입될지, 법안에 둘 중 하나만 허용할지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계속 고민할 것이며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합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2005년 연명 치료를 중단하는 소극적 안락사를 도입했으나 약물 등으로 사망을 돕는 적극적 안락사는 아직 불법이다. 프랑스에서 적극적 안락사를 원하는 불치병 환자들은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스페인 등 안락사를 허용하는 다른 유럽 국가로 가야 했다.
또 프랑스에서는 의료진이 약물을 처방하되, 환자 스스로 약물을 복용 또는 투약해 죽음에 이르게 되는 조력자살도 불법이다. 조력 자살은 1942년부터 스위스에서 허용됐으며, 지난해 이탈리아에서는 12년 전 발생한 교통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남성에 사상 처음으로 합법적 조력자살이 실행됐다.
프랑스 국가윤리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적극적 안락사를 검토해볼 수 있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이에 적극적 안락사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졌다. 다만 정부가 적극적 안락사 법안을 마련해도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좌파 진영과 일부 중도파는 안락사 등에 찬성하고 있지만 우파 진영은 반대하고 있다.
2일 현지 언론이 시민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70% 이상이 적극적 안락사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본인이 환자라면 안락사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엔 3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